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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맥주 회사 AB인베브의 파격 제안… "3년 간 책임져 드립니다"

2021-07-14 16:07:42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하이라이트 담은 랩업(Wrap-Up) 공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크리에이티비티 주목 받아
기업의 목적과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 출품 늘어
2020 칸 라이언즈 PR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품 '변화를 위한 계약'. ⓒCannes Lions
2020 칸 라이언즈 PR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품 '변화를 위한 계약'. ⓒCannes Lions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를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열린 디지털 축제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의 주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5일간의 라이브 기간동안 공유한 세미나 콘텐츠 205편과 전세계 53개국에서 출품한 982개 수상작품들을 모두 분석한 랩업(Wrap-Up) 자료다.

랩업 보고서는 8개 주제를 중심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 주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1500여명 이상의 마케터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토대로 선정됐다.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에서는 각 주제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세번째 주제는 '브랜드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Will Brands Save the World?)이다. 

칸 라이언즈 랩업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새롭지 않지만 올해는 유독 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끈 작품이 많았다"고 전했다.

올해 칸 라이언즈 어워드 PR 부문에서는 기업 목적 및 사회적 책임(Corporate Purpose and Social Responsibility)을 다룬 캠페인의 출품이 전에 비해 37% 증가했고 다이렉트(Direct) 부문 CSR 캠페인의 출품은 140% 늘었다.

칸 라이언즈는 "많은 브랜드들이 총기 규제, 인종에 대한 편견, 성별에 따른 임금차이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루며 해결방안을 제시하거나 변화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장기적 계획을 갖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다

제목: 변화를 위한 계약(Contract for Change)
출품사: FCB 시카고(FCB CHICAGO)
브랜드: AB인베브(ABInBev)
수상: 2020 칸 라이언즈 PR 부문 그랑프리, 티타늄(Titanium)부문 티타늄 라이언 등 9개 라이언 수상

세계적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비즈니스의 중심 가치로 삼고 지난 2018년 미국 최초의 유기농 맥주인 미켈럽 울트라 퓨어골드(Michelob ULTRA Pure Gold)를 출시했다.

AB인베브의 의도와 메시지는 좋았지만, 미국 농업의 현실이 브랜드의 목적(brand purpose)을 따라가지 못했다.

AB인베브의 칸 라이언즈 출품 자료에 따르면 유기농 재배를 하는 곳은 미국 농지의 1%도 안됐다. 또한 유기농 재배로 전환하고 싶은 농부들이 있어도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기존 농지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첫 수확 시기까지의 공백 기간 동안 막대한 손실을 입게되기 때문에 개인의 결심으로만 유기농 재배로 전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대행사 FCB 시카고와 AB인베브는 미국 농부들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협정을 맺기로 한다. '변화를 위한 계약' 캠페인을 통해 미국 농가의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조건을 제시 한 것이다. 

농부들이 '변화를 위한 계약'에 서명 후 유기농 농지 전환을 위해 필요한 3년이 지나면 AB인베브가 첫 번째로 수확물 구매자가 될 것을 보증한다. 또한 3년 간의 수입 손실을 막기 위해 전환 기간 동안 비 유기농(non- organic) 맥주의 원료가 되는 일반 농지에서 수확하는 농작물을 평균 가격보다 25% 더 높게 구매할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미국 농무부(the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와 함께 유기농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기로 했다.

'변화를 위한 계약' 캠페인을 통해 175명의 농부들이 계약서에 서명했으며 이는 약 10만4000에이커(미국 전체 보리 농가의 약 4%) 규모에 달한다. AB인베브는 2023년까지 미국 내 유기농 보리 경작 면적을 현재의 3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관대함을 갖고 뒤로 물러설 줄 아는 브랜드

제목: 미래의 공식 후원사(Future Official Sponsors)
출품사: 베이너미디어 뉴욕(VAYNERMEDIA NEW YORK)
브랜드: AB인베브(ABInBev)
수상: 2020 칸 라이언즈 소셜&인플루언서(Social & Influencer),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스포츠(Entertainment Lions For Sport) 골드 등 4개 라이언 수상 

AB인베브의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Budweiser)는 미국여자축구리그(National Womens Soccer League; NWSL)의 공식 후원사다. 버드와이저는 여자 축구팀 선수들의 임금이 남자 선수들의 임금과 최대 12배나 차이나는 것을 확인하고 여기에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성별에 따른 불평등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행사 베이너미디어 뉴욕과 버드와이저는 공식 후원사의 불균형문제에 주목했다.

2019년 미국남자축구리그에는 24개의 후원사가 여자축구리그에는 단 3개의 후원사가 있을 뿐이었다. 세 후원사 중 한 곳인 버드와이저는 여성 축구선수들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후원의 격차를 해소할 계획을 세웠다. 

버드와이저는 세면 도구와 시계 등 스포츠에서 가장 큰 후원 카테고리에 속하는 9개의 예비 후원사 상품들을 그려넣은 캠페인 이미지를 제작했다. 미래의 후원사를 모집하는 이 포스터를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하고, 사람들이 후원을 원하는 브랜드를 직접 태그해 줄 것을 요청했다. 

2020 칸 라이언즈 소셜&인플루언서 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작품 '미래의 공식 후원사'. ⓒCannes Lions
2020 칸 라이언즈 소셜&인플루언서 부문 골드 라이언 수상작품 '미래의 공식 후원사'. ⓒCannes Lions

수천명의 팬들이 버드와이저의 요청에 응답했고 P&G, 시크릿 데오도런트(Secret Deodorant), CBS, 트위치(Twitch), 구글, 버라이즌( Verizon)이 미국여자축구리그의 새로운 후원사로 동참했다. 그 결과, 미국여자축구팀의 임금 또한 약 20% 상승했다.

버드와이저는 이 캠페인을 통해 후원사로서 새로운 역할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칸 라이언즈는 "브랜드 목적 중심의(purpose-led) 수상작에서는 주로 브랜드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며 관대함을 가지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기꺼이 나서는 브랜드 캠페인 사례로 AB인베브를 소개했다.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는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칸 라이언즈가 새롭게 론칭한 '라이언즈 멤버십'을 구독하면 '칸 라이언즈 라이브' 프로그램과 칸 라이언즈에서 발행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들을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라이언즈 멤버십' 등록비는 249 유로(한화 약 33만7000원)이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30대 미만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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