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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바닐라 콘텐츠'가 되지 않으려면?… "공감 바탕으로 한 의외성이 핵심"

2021-08-02 10:33:40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하이라이트 담은 랩업(Wrap-Up) 공개
의미없는 '바닐라 콘텐츠'가 되지 않기 위해선 예상 뒤엎는 시도 필요
필름 크래프트 부문 수상작 78%, 희망적 메시지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집중
2021 칸 라이언즈에서 가장 많은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화제가 된 여성용품 브랜드 'LIBRESSE'의 '#WOMBSTORIES' 캠페인. ⓒCannes Lions
2021 칸 라이언즈에서 가장 많은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화제가 된 여성용품 브랜드 'LIBRESSE'의 '#WOMBSTORIES' 캠페인. ⓒCannes Lions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를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열린 디지털 축제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의 주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5일 간의 라이브 기간동안 공유한 세미나 콘텐츠 205편과 전세계 53개국에서 출품한 982개 수상작품들을 모두 분석한 랩업(Wrap-Up) 자료다.

랩업 보고서는 8개 주제를 중심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 주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1500여명 이상의 마케터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토대로 선정됐다.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에서는 각 주제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마지막 여덟번째 주제는 '바닐라 콘텐트 이슈'(The Vanilla Content Issue)다. 

바닐라 콘텐트는 무엇을 의미할까. 영어 사전을 찾아보면 바닐라(Vanilla)는 '아이스크림 및 기타 단 음식에 사용되는 맛'이라는 뜻 외에도 사람이나 사물을 바닐라로 묘사할때는 '특징 없는, 평범한'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바닐라 콘텐트란 특징 없는 무미건조한 콘텐트를 뜻한다. 

글로벌 마케팅 트렌드를 제공하는 WARC의 '주목을 끌기 위한 플래닝 가이드'(Guide To Planning For Attention)에 따르면 사람들이 광고에 집중하는 시간은 평균 3.3초이며 이 마저도 눈에 보이는 전체 광고의 단 52%만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 뿐이다. 콘텐트는 차고 넘치는 시대지만 사람들의 집중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브랜드는 어떻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는 "새로운 발견과 사람들의 참여에 집중하는 것이 당신의 브랜드가 주목 받을 수 있는 길"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칸 라이언즈는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라며 올해 칸 라이언즈 아웃도어(Outdoor) 부문 전체 출품작의 10%와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뮤직(Entertainment Lions for Music)부문 출품작의 20%는 '즐거움'(Joy)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65개의 수상작품을 발표한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부문에서는 51개 작품이 희망을 주는 이야기와 브랜드 빌딩이라는 주제를 다뤘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이런 작품들은 긍정적인 분위기뿐 아니라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로 사용되기도 한다.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는 "좋은 콘텐트를 공유하고 그것이 인기를 끌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발하고 전혀 색다른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풀어낸 올해 칸 라이언즈 수상작품을 소개한다.

제목: #WOMBSTORIES)
출품사: AMV BBDO LONDON, CHELSEA PICTURES LOS ANGELES
브랜드: LIBRESSE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티타늄(Titanium), 필름(Film),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헬스&웰니스(Health&Wellness) 부문 그랑프리 등 13개 라이언 수상 

LIBRESSE의 '#Wombstories' 캠페인은 올해 가장 많은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다. 그간 여성들만의 부끄러운 비밀처럼 여겨져왔던 '자궁'과 '생리'라는 주제를 수면 위로 공론화해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커스틴 엠호프(Kerstin Emhoff) 필름 크래프트 부문 심사위원장은 ''#Wombstories' 작품에 대해 "다수의 남성 심사위원들이 '어떤 기분인지 알겠다'며 심사 후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를 보는 시청자들은 그들이 느낄 수 있는 것에 반응한다. 이 작품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로 그 것"이라는 심사평을 전했다.

제목: 더 커넥티드 아일랜드(The Connected Island)
출품사: 보이즈+걸즈 더블린(BOYS + GIRLS DUBLIN)
브랜드: 쓰리 아일랜드(THREE IRELAND)
수상: 2020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전략(Creative Strategy) 부문 골드 라이언, 브랜드 익스피리언스&액티베이션(Brand Experience & Activation) 브론즈 라이언 수상

아일랜드 통신기업인 '쓰리 아일랜드'의 '더 커넥티드 아일랜드' 캠페인은 통신사의 B2B 서비스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아일랜드 북쪽에 위치한 아렌모어(Arranmore) 섬은 아일랜드 고유의 원주민어를 사용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최근 주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섬을 떠나면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일랜드 정부도 전국가적 광대역 계획에서 아렌모어 섬을 배제하면서 아렌모어 섬은 약 2024년까지 더욱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쓰리 아일랜드' 통신사는 정부가 외면했던 광대역 5G를 아렌모어 섬에 제공하고 섬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맞춰 어업을 활성화 하는 스마트 부표, 아일랜드 언어를 강화하기 위한 스마트 클래스룸,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스마트 케어 서비스까지 광대역을 통한 연결의 힘을 보여줬다. 

'쓰리 아일랜드'의 광대역 5G 로 이어진 연결의 기술은 아렌모어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바꿔놓았다. ⓒCannes Lions
'쓰리 아일랜드'의 광대역 5G 로 이어진 연결의 기술은 아렌모어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바꿔놓았다. ⓒCannes Lions

'쓰리 아일랜드'을 통해 약 3500건 이상의 아렌모어 섬으로의 전입 신청이 접수 됐고, 인구 수는 11% 증가했다. 이러한 실질적인 변화 덕분에 '더 커넥티드 아일랜드' 캠페인은 유럽 의회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다른 지역의 섬들을 보호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인정 받았다. 이 캠페인을 기획한 팀원들은 유럽의회에 참석해 아렌모어 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더 커텍티드 아일랜드'를 대행한 보이즈+걸즈 더블린의 로리 해밀튼(Rory Hamilton) CCO는 "진정성 없는 기념물들은 쓸모 없다"며 "그 대신 핵심 요소로 인간적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면 당신의 제안은 강력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잔 파월스(Suzanne Powers)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심사위원장은 이 작품에 대해 "제품 시연 역사상 최고"라고 평가했다. 

제목: 몰디 와퍼(The Moldy Whopper)
출품사: 버거킹 마이애미(BURGER KING MIAMI)
브랜드: 버거킹(BURGER KING)
수상: 2020년 칸 라이언즈 아웃도어(Outdoor) 부문 그랑프리 등 9개 라이언 수상

아웃도어 그랑프리 캠페인 수상작품인 버거킹의 '더 몰디 와퍼'(The Moldy Whopper) 캠페인은 인공방부제를 넣지 않은 브랜드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버거킹은 갓 만들어진 와퍼가 34일 동안 자연스럽게 썩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45초 분량의 '더 몰디 와퍼' 광고를 소셜미디어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고 인공 방부제가 없는 것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버거킹은 미국 매장에서 향미증진제(MSG)와 고과당 콘 시럽을 완전히 퇴출하고 인공색소와 향미료, 방부제가 들어간 식품 성분을 전체의 10% 미만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는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칸 라이언즈가 새롭게 론칭한 '라이언즈 멤버십'을 구독하면 '칸 라이언즈 라이브' 프로그램과 칸 라이언즈에서 발행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들을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라이언즈 멤버십' 등록비는 249 유로(한화 약 33만7000원)이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30대 미만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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