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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농부 이야기, 두 개의 그랑프리 석권

2012-07-09 11:06:57

▲ⓒ 치포틀의 '처음으로 다시' 한 장면

올해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치포틀(Chipotle)은 브랜디드 콘텐트 부문과 필름 부문에서 동시에 그랑프리를 차지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치포틀의 필름 '처음으로 다시(Back to the Start)'는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애니메이션과 함께 유명 컨트리 가수인 윌리 넬슨의 노래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필름 부문 심사위원장이었던 탐 카이 멩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촉구하는 단순한 메시지를 아름답게 나레이션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비인간적인 ‘공장형 농장’이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작품의 수상이 더욱 큰 의의를 갖는다며 이 작품은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필름이 포함된 치포틀의 캠페인이 함께 그랑프리를 수상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 콘텐트는 2012년 칸 라이언즈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구 칸 국제광고제, 이하 칸 라이언즈)에 처음 도입된 부문이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사실 업계에서조차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개념이다. 하지만 분명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지금까지 존재해왔다. UK 스포츠 네트워크의 댄 맥레런(Dan Mclaren)은 ‘브랜드가 콘텐트에 자금 대면서 엔터테인먼트와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2012년 칸 라이언즈에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트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 빅 퓨얼(Big Fuel)의 아비 사바르(Avi Savar)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와 브랜디드 콘텐트는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했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가 PPL 등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 등 기존의 형식을 이용한다면, 브랜디드 콘텐트는 브랜드의 시각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형식을 창출해내는 것이다.


제대로 만들어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트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소비자들의 스토리를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비 사바르의 설명이다.


치포틀의 “컬티베이트(Cultivate)” 캠페인은 총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치포틀은 본래 멕시코 음식인 부리토 전문 체인점이다. 치포틀은 지금까지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메시지만을 강조해왔으나, 소비자들과 감성적인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해 이 컬티베이트 캠페인에 착수했다.

우선 치포틀은 ‘컬티베이트 재단’을 설립해 소규모 영농업자들을 지원했다. 두 번째로 ‘팜 팀(Farm Tea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축산업과 소비자들이 섭취하는 식자재들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인터액티브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세 번째로 시카고에서 농부들과 지역 장인, 유명 요리사들은 물론 음악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를 열었다. 네 번째로 만든 것이 바로 필름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필름.

이 필름에서 사용된 음악은 콜드플레이(Coldplay)의 ‘더 사이언티스트(The Scientist)’를 개사한 것으로, 유명 컨트리 가수인 윌리 넬슨(Willy Nelson)이 새로 부르며 언론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치포틀의 프리젠테이션 동영상을 보면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아비 사바르의 말대로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집행되면서 소비자들과 감성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포틀의 그랑프리 수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제 브랜드들은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자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는 이미 다양한 캠페인들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소비자는 브랜드의 ‘타겟’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와 협력하는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브랜드들은 다소 시니컬하고 지나치게 똑똑한 한국의 소비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아마도 이것이 우리나라 대행사들과 브랜드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칸 라이언즈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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