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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광고는 왜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하기 어려울까?

2021-02-23 13:43:36

스파이크스 아시아 X 캠페인, 올해 테마는 '크리에이티비티는 성장 동력'
필립 토마스 칸 라이언즈 회장 사회자로 나서 토론
DDB Sydney,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 제일기획, 레오버넷 임원 토론 참여
"언어와 문화의 벽 높아, 테크놀로지·소비자 변화에 주목해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필립 토마스 칸 라이언즈 회장, 과 타라 포드 DDB Sydney CCO, 야스하루 사사키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 제작전문임원, 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 라지파크 다스 레오버넷 남아시아 CCO. ⓒ스파이크스 아시아 X 캠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아시아·태평양의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이를 분석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22일 아·태 지역 최고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는 '크리에이티비티는 성장 엔진(CREATIVITY IS THE GROWTH ENGINE)'을 테마로 한 온라인 축제를 시작했다.

이날 열린 'APAC on the world stage' 세미나에서는 필립 토마스(Philip Thomas)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회장과 타라 포드(Tara Ford) DDB Sydney CCO, 야스하루 사사키(Yasuharu Sasaki)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Dentsu Aegis Network) 제작전문임원, 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 라지파크 다스(Rajdeepak Das) 레오버넷 남아시아 CCO가 출연해 아·태 지역의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에 대해 논의했다.

필립 토마스 칸 라이언즈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의 크리에이티비티 산업은 서양과 비교해 무엇이 달랐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아시아 시장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술과 결제 시스템, 데이터 등의 영향을 고루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칸 라이언즈 수상 실적을 보면, 지난 2009년에는 아시아 지역의 수상자 비율이 16%였고 그 중 호주는 4%를 차지했다"며 "반면 2019년에는 아시아 지역의 수상자 비율이 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만 호주는 여전히 4%를 차지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야스하루 사사키 덴츠 제작전문임원은 "아시아의 크리에이티비티는 강력하지만 언어와 문화라는 큰 장벽이 존재한다"며 "일본은 영어에 약하다. 서양의 언어와 문화 속으로 들어가기 분명 힘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필립 토마스 회장은 "그런 부분은 발전된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는 "구글 번역기 같은 기술들이 언어 번역을 돕고 있다. 기술이 일부분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언어는 큰 벽"이라며 "호주와 뉴질랜드는 영어를 쓰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라지파크 다스 레오버넷 남아시아 CCO는 "문화적 요인도 크다. 지난 10여년 간 수 백개의 브랜드가 새로 등장했다"며 "인도를 포함해 베트남, 방콕, 말레이시아에는 모두 고유한 문화와 하위 문화가 있다. 심사위원단 사이에서도 문화를 설명하는 방식이 다를 뿐더러 문화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밝혔다.

타라 포드 DDB Sydney CCO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역적으로는 아시아지만, 서양 문화에 더욱 가깝다"며 "아시아 국가의 경우,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어떤 경우는 정보가 전혀 없을때가 있다. 언어가 다른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전했다. 

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 또한 "수천년의 문화와 역사를 단 몇 초만에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필립 토마스 칸 라이언즈 회장. ⓒ스파이크스 아시아 X 캠페인

필립 토마스 회장은 "P&G와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은 때론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을 얘기한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브랜드가 목적을 갖기 시작했다"며 아시아 국가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야스하루 사사키 덴츠 제작전문임원은 "일본 기업과 브랜드들은 너무 많은 약속을 하거나 용감한 목소리를 내지는 못한다"며 "서양 브랜드처럼 강한 충돌을 겪으며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감내하기보다는 사회적 통합을 더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광고주들에게 글로벌 브랜드 트렌드를 얘기하고 있고 일부 브랜드들은 이런 변화를 원한다"며 "꼭 서양의 방식이 아닌, 아시아 상황에 맞는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는 "아시아의 비즈니스 문화는 서양과 굉장히 다르다"며 "아시아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타오바오의 라이브 스트리밍 모바일 앱과 틱톡 등의 등장은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세계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TV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새로운 포맷을 어떻게 다루고, 이 포맷 상에서 어떻게 훌륭한 크리에이티비티를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지파크 다스 레오버넷 남아시아 CCO는 모바일폰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주의(consumerism)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변화와 소비자 경험은 가히 혁명"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락다운을 겪으면서 온라인 교육, 라이브 스트리밍 등은 우리의 삶을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왔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모바일폰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14억명의 인구수를 노리고 인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95%는 인도 소비자 10억명을 타깃으로 한다"며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소수 타깃의 마음을 얻은 뒤 10억명을 공략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아시아 국가에 진출할때는 강력한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싸워야 한다"며 "마케터들은 그 경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필립 토마스 회장은 칸 라이언즈에 출품하는 브랜드들을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

야스하루 사사키 덴츠 제작전문임원은 "시장과 사람에 관한 진실된 인사이트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의 아이디어를 쉽게 설명해 이해시킬 수 있는 강력한 크리에이티비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라 포드 DDB Sydney CCO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랜드 활동이 사람들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라지파크 다스 레오버넷 남아시아 CCO는 "사람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브랜드가 그걸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60초 안에 사람들의 문제와 이에 대한 솔루션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는 "문화적 맥락 안에서 문제와 솔루션을 파악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산업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오는 25일까지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인 '스파이크스 아시아 X 캠페인(Spikes Asia X Campaign)'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 행사를 진행하고 이후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 작품을 가리는 스파이크스 아시아 어워드와 광고·마케팅 전략과 효과성 부문을 심사하는 탱그램 전략&효과 어워드(Tangrams Strategy & Effectiveness Awards)는 올해 2월 중 심사가 이뤄지며 3월 초 온라인으로 수상 작품을 발표한다.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2022년 2월 싱가포르에서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다시 개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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