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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멘토는 누구입니까?"… 전설의 광고인 '리치 실버스타인'의 조언

2021-03-05 17:25:38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멘토들로부터 계속해서 배워야"
"배움 없이는 얻는 것 없어… 항상 새로운 기회에 도전해야"
라이언즈 라이브, 3월 5일까지 글로벌 실시간 생중계
굿비 실버스타인 & 파트너스 공동 창업자 리치 실버스타인. ⓒLions Live
굿비 실버스타인 & 파트너스 공동 창업자 리치 실버스타인. ⓒLions Live

글로벌 리더들에게 창의적인 영감을 불어넣은 멘토는 누구였을까. 광고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리치 실버스타인(Rich Silverstein)이 멘토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4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온라인 축제 '라이언즈 라이브(Lions Live)'에는 광고대행사 굿비 실버스타인 & 파트너스(Goodby Silverstein & Partners)의 공동 창업자 리치 실버스타인이 출연해 자신의 커리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멘토들을 소개했다.

리치 실버스타인은 "시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전화, 애플(Apple), 포토샵, 24시간 계속 이어지는 뉴스가 없었다"며 "타임매거진을 처음 읽었을 때 마치 세상을 볼 수 있는 창문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시각 자료가 많았던 아트 섹션을 가장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생 때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라크로스 운동을 즐겨했는데 당시 라크로스 코치 선생님이 나의 멘토였다"고 전했다.

그는 어린 시절,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과 베트남 전쟁, 워터게이트 사건, 말콤 엑스의 흑인 해방 운동과 같은 심각한 뉴스들을 매일 저녁 TV로 보며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뉴욕에 있는 디자인 전문학교인 파슨스 스쿨에 진학한 뒤 그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해 뉴욕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아름다움을 접하고, 길거리와 지하철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을 마주하며 영화같은 뉴욕의 모습을 매일 발견했다고 밝혔다.

리치 실버스타인은 영화 감독인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를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으며 모더니즘의 성지로 불리는 '바우하우스(Bauhaus)'를 최고의 영감을 주는 장소로 꼽았다.

그는 "바우하우스에는 그래픽 디자인, 사진, 패션, 보석, 건축 등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영혼을 가진 공간"이라며 "지금도 바우하우스를 볼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고 극찬했다.

리치 실버스타인은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딕 헤스(Dick Hess)'의 회사에서 인턴십을 한 경험을 말하며 "딕 헤스는 '디자인을 하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곤 했다"며 "그는 좋은 영향을 주는 멋진 멘토였다"고 전했다.

그는 아름답고 예술적이면서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준 에스콰이어 매거진의 커버 디자인과 핑크 플로이드, 비틀즈의 천재적인 음악, 디앤 아버스(Diane Arbus)와 어빙 펜(Irving Penn)의 사진 작품, '카 앤 드라이버' 잡지를 보고 큰 충격을 받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리치 실버스타인의 멘토 마겟 랄슨(좌)과 할 라이니. ⓒLions Live
리치 실버스타인의 멘토 마겟 랄슨(좌)과 할 라이니. ⓒLions Live

파슨스 스쿨을 졸업한 뒤 샌프란시스코로 간 리치 실버스타인은 하워드 가시지(Howard Gossage)에서 일하고 있는 마겟 랄슨(Marget Larsen)에게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배웠다.

그는 "지금은 흔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당시 마겟 랄슨은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 당시로서는 굉장히 신선했다"며 "마겟 랄슨은 디자인과 대중 문화, 패션을 접목시키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굿비 실버스타인 & 파트너스를 창업한 후 지금까지도 마겟 랄슨의 미학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임스체어'를 만든 가구 디자이너, 영화 감독으로 활동한 찰스와 레이 임스(Charles and Ray Eames)와 '롤링스톤지' 창업자 얀 웨너(Jann Wenner)를 또 다른 멘토로 꼽았다.

그는 "얀 웨너는 롤링스톤즈에 나를 고용했다. 가장 좋아하던 잡지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일 정도로 로큰롤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당시 롤링스톤즈의 아트디렉터로 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하면서 헌터 톰슨(Hunter thompson)을 알게 됐고 빨리 일하는 그의 영향을 받아 지금까지도 일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전했다.

'롤링스톤즈'에서 '샌프란시스코 매거진'으로 자리를 옮긴 리치 실버스타인은 "당시 스토리텔링과 인쇄의 미학을 배우게 됐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광고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잡지 한 켠에 실린 광고들을 보며 그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아주 단순하지만 강한 힘을 가진 광고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미국의 유명 광고인인 할 라이니(Hal Riney)와 함께 일하게 됐고 그를 통해 공동 창업자은 제프 굿비(Jeff Goodby)를 소개받게 됐다. 리치 실버스타인과 제프 굿비는 2년여 간 할 라이니 밑에서 일하며 광고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배웠고 함께 일하면서 서로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리치 실버스타인은 "멘토가 있다는 것, 우러러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항상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나 또한 여전히 그들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막시밀리언 칼헤드 팝업 에이전시 창립자(좌)와 리치 실버스타인. ⓒLions Live
막시밀리언 칼헤드 팝업 에이전시 창립자(좌)와 리치 실버스타인. ⓒLions Live

리치 실버스타인은 강연을 마친 후 '라이언즈 라이브'의 사회자인 막시밀리언 칼헤드(Maksimillian Kallhed) 팝업 에이전시(Pop Up Agency)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와 Q&A 시간을 가졌다.

리치 실버스타인은 "운이 좋게도 나는 멘토들과 함께 일 할 수 있었지만, 꼭 함께 일해야만 멘토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그 사람을 모르더라도 그들의 글과 작품, 디자인을 보며 공부하면 된다. 그게 바로 자신의 멘토"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배우는 시간은 물론 고통스럽지만, 배움 없이 바로 얻게 되는 것은 없다"며 "광고인은 마치 매일 필드에 오르는 스포츠 선수와 같다. 항상 업앤다운이 있고 결코 쉽지 않지만 재밌게 일하면 된다. 항상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디어와 시장 환경은 변했지만 스토리텔링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상 눈을 열고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라. 사회를 지켜보지만 말고, 그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칸 라이언즈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역사상 처음으로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취소하고 온라인 플랫폼인 '라이언즈 라이브'를 선보였다. 지난해 '라이언즈 라이브'는 6월 22일부터 26일, 10월 19~23일 두 차례 진행됐으며 145개국에서 약 8만여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다.

'라이언즈 라이브'는 홈페이지(https://lionslive.canneslions.com/)에서 사전등록을 하면 전세계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생중계 이후에는 '라이언즈 라이브' 플랫폼에서 온디맨드 서비스로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

2021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은 오는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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