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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은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가치 없는 존재일까?"

2021-06-28 09:25:54
니키 블라드 MRM 회장, 광고·마케팅 업계의 소수자인 '고령자'의 가치에 대한 화두 던져
"모네·크리스챤 디올, 고령에도 빛나는 재능 입증… 나이는 신체적(physical) 노화일 뿐"
"고령 인력의 가치 어떤 방식으로 다뤄야할지 고민 필요"

"그 분 집에 갔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소위 '잘 나가던' 분들이 밀려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젊은 층의 감각을 따라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인 광고·마케팅 업계에는 보장된 정년이라는 개념이 없는 듯 하다. 40대 후반이 되면 이제 "라떼(나 때)는…" 하는 사람이 될까 조심하게 되고 50대가 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를 고민하게 된다.

25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디지털 축제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 밋업(Meet Up) 세션에는 MRM(McCann Relationship Marketing)의 니키 블라드(Nicky Bullard) 회장이 무대에 올라 '오래될수록 좋은 이유(Why Old is Gold)'에 대해 이야기했다.

니키는 영국 MRM CCO(Chief Creative Officer)와 유럽 MRM 회장을 같이 맡고 있다. MRM은 맥칸 그룹(McCann Worldgroup)에 속해 있는 다이렉트 마케팅(DM) 대행사다. 지난 2019년 칸 라이언즈 다이렉트(Direct Lions) 부문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니키는 크리에이티브 경력을 가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마케팅 대행사 회장 자리에 올랐다.

여성이라는 유리 천장을 깨고 회장직에 오른 그가 이번에는 연령 차별과 '고령자'라는 소수자 집단에 대한 화두를 크리에이티비티 커뮤니티에 던졌다.

니키 블라드. ⓒCannes Lions
니키 블라드. ⓒCannes Lions

니키에 따르면 50세 이상 연령대의 사람들이 미국 인구의 약 45% 이상을 차지하지만,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50세 이상은 40% 미만이다.

니키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 때, 오디언스와 연결점을 찾는 면에서 보다 강력해진다고 주장했다. 최근 브랜드들에서는 인구통계학적 수치에 기반해 그간 배려되지 않던 사람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IKEA의 장애인 가구 개선 프로젝트인 '디스에이블(Disables)'과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음성 지원을 위해 마련된 구글 '언더스투드(Understood)' 프로젝트다.

 

두 브랜드의 사례를 소개한 후 니키는 고령 인구가 늘어날수록 연령이 높은 광고인들이 고령 인구와의 연결점을 찾는데 있어 보다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광고와 마케팅 업계에서 노화 경험은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왜 이 업계는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물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가치, 즉 나이가 들어도 경험을 쌓고 걸작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인물들을 소개했다. 화가 '모네'는 57세에 '수련' 연작의 첫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인 '크리스챤 디올'은 42세에 첫 컬렉션 무대를 선보였다.

니키는 "이러한 사례들은 나이와 재능은 상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이는 신체적(physical) 노화를 의미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인구 중 15% 정도가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 중 5% 정도는 IT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난 50이 넘었고 IT 기술력도 없는데 여기 이렇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니키는 강연을 마치며 "어떤 이유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고령의 인력들을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인지(How and why should we cherish old talents?)"에 대해 논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국의 광고, 마케팅 업계 종사자 중 50세 이상은 얼마나 될까 궁금해지는 강연이었다. [권경은·객원기자 국민대학교 겸임교수]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100% 디지털로 진행된 '칸 라이언즈 라이브'는 크리에이티브한 사고와 도발적이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수백 편의 필름과 다큐멘터리, 전문가 토론, 질의응답 등을 실시간으로 선보이며 전세계 크리에이티비티 관계자들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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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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