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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인베브, 예테보리 영화제, 도브 등 수상작 크리에이티비티 분석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꾼 브랜드들은 어떤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였을까.
13일 칸 라이언즈 코리아가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서울 2021' 페스티벌에는 김수경 브랜드브리프 기자와 황선화 크리에이터가 출연해 2020·2021 칸 라이언즈 어워드 수상작 트렌드 중 '위드 코로나'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캠페인 분석에 나섰다.
첫 번째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 이커머스 그랑프리를 수상한 AB인베브(AB InBev)의 인하우스 에이전시 드래프트라인 보고타(DraftLine, Bogota, Colombia)가 제작한 '티엔다 세르카(Tienda Cerca)'다.
콜롬비아에서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같은 작은 가게들이 전체 소비 시장의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점포가 많다. 코로나 이슈로 격리 생활이 진행되면서 동네 주민들이 가게를 직접 갈 수 없고 많은 가게들이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게 되자 AB인베브가 나섰다. 무료 온라인 배달 플랫폼 '티엔다 세르카'를 개발한 것.
AB인베브는 동네 주민들이 가게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사고 싶은 물건을 주문할 수 있게 만들었다. 플랫폼에서는 동네 가게들의 이름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사용자는 클릭 한번 만으로 왓츠앱을 통해 집 주소와 사고 싶은 물건을 메시지로 전달하면 된다.
티엔다 세르카는 콜롬비아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플랫폼이 론칭된 후 60일 동안 플랫폼을 방문한 사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었고, 플랫폼 가입 가게 중 70% 이상이 매출 증가, 매출 총 증가액은 1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남미 지역 9개 국가에서 40만개 점포들이 해당 커머스 모델을 도입해 이용하고 있다.
는 "디지털 소외 계층과 영세 자영업자의 고민인 수수료까지 해결한 캠페인"이라고 평가했다.
황선화 크리에이터는 "이 캠페인은 이커머스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며 "이커머스 회사가 아닌 맥주회사에서 이커머스를 만들어 의외성을 부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두 번째 캠페인은 AB인베브의 맥주 브랜드 코로나가 선보인 'Corona the match of ages'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 관람이 제한되면서 맥주업계 매출도 타격이 컸다. 코로나는 축구 시즌에 벌어 들였던 1250만 갤런 맥주에 해당하는 매출을 놓쳤다. 이에 50년 동안의 축구 경기 중 하이라이트를 모아 멕시코 내 최대 라이벌 클럽으로 꼽히는 클루브 아메리카(Club América)와 치바스(Chivas) 경기를 재구성했다.
90분의 축구 경기를 위해 20명의 편집자가 밤 낮 없이 45일 간 작업한 결과물을 방송사를 통해 중계했다. 축구 시즌 주간 매출은 54% 상승했으며, 소셜미디어에서 기존 경기보다 79% 더 많이 언급됐고, 언급 중 98%가 긍정적인 내용이었다. 코로나 브랜드 역사상 최다 미디어 노출까지 기록했다.
김 기자는 "전 세계 모든 스포츠 경기에 이 플랫폼을 적용시킬 수 있다"며 "농구, 펜싱, 축구 등 모든 종목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스포츠 플랫폼을 만든 놀라운 크리에이티비티"라고 평가했다.
세 번째 캠페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예테보리 필름 페스티벌(Göteborg Film Festival)의 '독립된 영화관(The isolated cinema)'이 소개됐다.
예테보리 필름 페스티벌은 매년 16만명이 참관하던 영화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영화제를 진행하기 위해 전화와 인터넷 불통인 외딴 섬의 1인 영화제를 만들어 지원자를 추첨했다. 그 결과 65개국에서 약 1만2000명의 지원자가 지원했다. 최종 관객으로 뽑힌 스웨덴의 한 간호사는 7일 간 영화를 관람하고 매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생한 후기를 남기며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 캠페인 이후 30만 명이 온라인으로 축제에 참여했으며, 미디어 노출 85억회 달성, 유료 미디어 노출 가치는 총 848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는 도브의 '용기는 아름답다(Courage is Beautiful)' 캠페인이 소개됐다.
도브는 코로나19가 시작됐던 지난해 초 간호사와 의사 등 코로나19 사태에 맞서고 있는 전세계 의료진을 향한 감사와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 해당 광고를 제작했다.
도브는 매일 마스크와 PPE(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면서 생긴 의료진의 얼굴 속 상처를 광고 속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 병원 인근에 위치한 옥외 광고 및 미디어 광고로 진행됐다. 그 결과 20억회 이상의 미디어 노출, 하루만에 트위터 해시태그 36만회 이상 언급 등의 효과를 거뒀다.
도브의 '용기는 아름답다' 캠페인은 이번 칸 라이언즈에서 9개의 상을 수상하고, 이 중 그랑프리를 2개 수상했다.
김 기자는 "도브는 자사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에서 디지털 보정을 과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미에 관한 선입견을 깨고, 아름다움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은 많은 브랜드에서 비슷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도브는 그 중 가장 빠르게 이러한 화두를 던졌고, 브랜드 메시지의 확장성이 컸기 때문에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 수상으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황 크리에이터는 "아이디어는 어디서든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기회로 만든 캠페인들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칸 라이언즈 2021'은 '브랜드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오는 10월 15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한다. '브랜드 액티비즘', '테크 이노베이션', '코로나19의 영향', '컬래버레이션', '바닐라 콘텐츠 넘어서기' 등 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세미나와 강연, 올해 칸 라이언즈 수상작 코멘터리 토크가 중계되며 칸 라이언즈 코리아 홈페이지(www.canneslions.co.kr)에서 페스티벌 등록 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박소정 기자sjp@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