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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2023의 새로운 변화와 크리에이티비티의 새로운 가치 공유
2023 칸 라이언즈,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칸서 열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과 챗GPT(ChatGPT)의 등장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이제 크리에이티브는 광고, 마케팅에만 국한되는 솔루션을 넘어, 비즈니스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도 이같은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브랜드브리프는 최근 방한한 필립 토마스(Philip Thomas) 칸 라이언즈 회장과 김재홍 뉴질랜드 상무청 브랜드·마케팅 자문과의 대담을 통해 칸 라이언즈를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변화를 톺아봤다.
△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다시 열린 칸 라이언즈 2022, 시사점은?
김재홍 자문(이하 김) : 지난해,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칸 라이언즈가 다시 열리게 됐다. 어떤 변화와 어떤 인사이트를 감지했는가.
필립 토마스 회장(이하 필립) : 코로나로 인해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0년에는 행사가 없었고 2021년에는 간신히 시상식만 진행했다. 3년 만에 열린 페스티벌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사람들이 대면활동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온라인 상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고 온라인 미팅을 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현실에서 함께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2022년에는 칸 라이언즈 출품작 수와 참여자 수가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했다. 2019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2022년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인간은 함께 있고 싶어하고, 그렇기 때문에 칸 라이언즈와 같은 행사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칸 라이언즈 2023, 새로운 변화는?
김 : 칸 라이언즈는 올해 많은 변화를 발표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필립 :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카테고리인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포 게이밍(Entertainment Lions for Gaming)'을 도입한 것이다. 칸 라이언즈는 지속적으로 산업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고 새로운 산업과 발 맞춰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게임 카테고리 신설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많은 요청이 있었다. 칸 라이언즈 출품작 데이터나 수장작 데이터를 보면 게임과 관련된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 산업은 더욱 발전하고 보편화되고 있다. 게임은 TV나 영화, 음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발전했다. 마케팅 담당자들도 이를 파악하고, 게임과 파트너십을 맺고 게임 안에서 그들의 브랜드 스토리를 말하고 싶어한다. 이같은한 현상은 수 년에 걸쳐 조금씩 발전해 왔다. 칸의 수상작을 살펴보니 게임 분야에서 아이디어가 상당히 정교화된 것을 확인했고, 이제는 게임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해도 될 만큼 커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는 어떤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크다고 생각되면 그것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독립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해엔 '크리에이티브 B2B' 카테고리를 신설했으며, 아주 오래 전 모바일 산업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모바일' 카테고리를 빠르게 도입했다. 이것이 우리가 오랜 세월동안 산업과 칸 페스티벌을 동시에 변화시켜 온 방법이다.
△ 칸 라이언즈 출품시 탄소배출량 데이터도 제출
김 : 칸 라이언즈 출품시 탄소배출 데이터도 제출해야 한다고 들었다. (광고나 캠페인) 제작의 모든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즉 브랜드, 대행사, 아이디어 제작 등 모든 과정에서의 데이터를 계산해야 하는 것인가?
필립 : 이상적으론 그렇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이러한 데이터를 (업계가) 취합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일 뿐 의무적인 것은 아니다. 데이터를 꼭 함께 제출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원하고 궁극적으로는 탄소중립(Net-Zero)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국가나 산업은 탄소중립 계획을 갖고 잇다. 우리는 기업들이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펼치도록 돕고자 한다. 탄소 배출과 관련한 데이터를 제출해 준다면 우리를 도울 수 있다. 물론, 수집하기 매우 어려운 데이터라는 것을 알지만, 적어도 노력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지속가능한 산업이 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도전이다.
△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가치) 데이터도 본다
김 : 칸 라이언즈 출품시 해당 캠페인 제작에 참여한 팀원의 구성과 관련한 데이터도 제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인종이나 국적 등이 다양하지 않다. 칸 라이언즈에서는 이러한 민족적 특성에 따른 상황도 고려하는가.
필립 : 물론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태국 등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은 인종이나 국적이 다양하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다양성과 관련한 자료 요청 역시 탄소배출량가 마찬가지로 의무적인 것은 아니고, 업계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부다. 다양성이라는 것은 국가별로 매우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한국의 경우엔 다양성에 대한 기준을 팀 구성원의 남녀 비율에서 볼 수도 있다. 다양성 데이터는 단지, 기업들이 다양성을 어떻게 시도하고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일 뿐 의무적인 것은 아니다.
△ 챗GPT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한다면?
김 : 요즘 생성형 AI(인공지능)가 카피도 쓰고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도 만들고 있다. 만약 칸에 출품한 작품이 챗GPT를 활용해 수상을 하게 된다면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칸 라이언즈는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필립 : 칸 라이언즈는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비티의 마법을 상징한다. 챗GPT가 틀에 박힌 아주 평범한 광고를 만드는 것을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를 대체할 수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고 생각한다. 칸 라이언즈 수상작들은 인간이 만들어 낸 크리에이티비티와, 인간다움을 이해하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우리는 챗GPT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그 어떤 것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우리는 AI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발전해나갈 흥미로운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그러나 AI의 작업물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아직까지 AI는 진정한 아이디어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 칸 라이언즈 출품시 가장 중요한 것은?
김 : 칸 라이언즈 출품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필립 : 3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다. 첫째, 정해진 제출 형식과 분량을 잘 따라야 한다. 둘째, 아이디어나 아이디어의 실행에만 몰두하기 보다, 그 아이디어로 (브랜드나 기업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를 설명해야 한다. 셋째, 캠페인에 녹아 있는 문화적 맥락을 심사위원에게 명확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돼 있으며 주로 서양인들이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문화적 인사이트나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캠페인 속에 담긴 한국적 문화나 맥락을 잘 이해시켜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수 천 편의 출품작을 보기 때문에 여러분의 작품은 좀 더 특별하고 달라야 한다. 뭔가 새롭고 색다른 흥미있는 것을 하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스토리를 얘기해야 한다.
△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칸 라이언즈 참여도는?
김 : 지난해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참여도가 높지 않았다. 올해 전망은?
필립 : 코로나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과 싱가포르에서는 단 한 명도 페스티벌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시아 국가에서의 참여도가 확실히 줄었다. 무엇보다 더욱 큰 문제는 아시아 국가가 획득한 칸 라이언즈 수상작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출품작 수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칸 라이언즈의 시스템이 너무 서양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미국의 칸 라이언즈 수상이 지배적이다. 칸 라이언즈는 아시아인과 아시아 단체의 참여를 더욱 진작시키지 못 한 점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올해는 칸 라이언즈에서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아시아 출신 심사위원이 더욱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아시아 심사위원을 위한 통역을 제공하기로 했다. 역사적으로 칸 라이언즈는 시상식이나 파티, 모든 프로그램이 영어로 진행 돼 왔다. 그렇기 때문에 칸 라이언즈의 심사위원이 되려면 영어를 잘 해야만 했다. 그러나, 영어를 잘 하는 것과 크리에이티비티 사이에는 어떠한 상관관계도 없다. 비록 영어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한국과 일본, 중국에도 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사위원을 위한 통역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심사위원들이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고, 그것이 심사 프로세스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 칸 라이언즈엔 어떤 회사들이 참여하나?
김 : 최근 게임 회사들과 데이터 회사들이 칸 라이언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칸 라이언즈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준비 돼 있는가?
필립 :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의 역사를 보면 처음에는 광고대행사, 커뮤니케이션 대행사가 주로 참여 했고, 그 다음엔 광고주와 마케터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 회사와 미디어사가 들어왔고, 음악, 영화, TV 업계도 칸 라이언즈를 찾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컨설팅 회사와 게임 회사, 데이터 회사들도 합류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칸 라이언즈를 찾는 근본적인 이유는 마케터들이 그 모든 기술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광고대행사와 미디어 대행사만 필요로 했지만, 이제는 '내가 가진 데이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게임에 우리 브랜드를 일치화 시키지?', '어떻게 하면 디지털로 만들지?', '어떻게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나가지?'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 마케팅 담당자가 답변을 해야하는 시대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들이 칸 라이언즈로 모이게 됐고, 우리는 이 모든 비즈니스를 한데 모아서 서로 돕고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전세계 산업이 매년 칸 라이언즈에 모이는 이유는?
김 : 다양한 산업 분야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칸 라이언즈만의 비법은 무엇인가.
필립 :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의 목적은 시상식을 열어 상을 주거나, 컨퍼런스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 행사의 부산물일 뿐, 칸 라이언즈의 진정한 존재 이유는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비즈니스의 성장, 개인의 성장,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위대한 크리에이티비티와 성장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하는 리더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크리에이티비티와 성장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칸을 찾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공통된 목적은 크리에이티비티가 어떻게 성장을 이끄는 지를 알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 가치이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 마케터들에게 칸 라이언즈는 어떤 의미인가
김 : 매년 칸을 찾는 마케터들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전체 참가자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칸 라이언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필립 : 마케터들은 훌륭한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고, 그 작품을 만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위대한 작품들이 어떤 모습인지를 이해하고 배울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터들이 기업의 최고경영자 또는 이사회에 '어떻게 크리에이티비티와 마케팅이 비즈니스 성장을 주도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게 되면 회사로 돌아가서 더 많은 투자를 이끌고 더 훌륭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칸 라이언즈 2023 한국참관단을 위한 팁은?
김 : 올해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한국인들을 위한 팁이 있다면?
필립 : 칸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을 추천한다. 같은 한국인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말을 걸어보라고 하고 싶다. 서로의 직업이나 업무에 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한다면, 진정으로 칸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 칸 라이언즈의 비전
김 : 칸 라이언즈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필립 : 우리는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세상을 개선하고, 아이디어를 통해 비즈니스의 성장이나 이 세상의 성장을 이끄는 중심 조직이고 싶다. 칸 라이언즈의 비전과 희망은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부가 되고 싶다는 것이며, 크리에이티비티야말로 그 해결의 열쇠라고 믿고 있다. 이는 우리가 UN을 비롯한 수많은 국제기구들과 협력해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어 세상을 발전시키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한국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한 마디
김 : 한국의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필립 : 칸 라이언즈에 보내는 출품작 수와 여러분이 얻게 되는 라이언즈 트로피 수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하고 싶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의 출품작의 수가 줄었다. 앞서 얘기한 내용을 참고해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한국의 문화적인 맥락을 잘 설명한 작품들을 칸에 출품하길 바란다. 출품을 하지 않으면 수상을 할 수도 없다. 칸에서 수상하게 되면, 모든 것이 변한다. 엄청난 자신감이 생기고 더 많은 고객을 얻게 될 것이다. 한국은 과거에 칸에서 많은 수상작을 냈다. 다시 한 번 그 영광을 보고 싶다.
올해로 70회를 맞는 2023년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은 오는 6월 19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열린다. 칸 라이언즈 코리아는 한국 참관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