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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부문 심사위원 이보영 에델만코리아 전무
"PR은 '메가폰' 같은 역할… 사회적인 움직임 만들어 내"
[싱가포르 = 유다정 기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PR, 사회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해외 광고제에서는 문화적 맥락을 잘 설명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공개됐다.
브랜드브리프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페스티벌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24에서 PR부문 심사를 맡은 이보영 에델만코리아 전무를 만나 심사평을 들었다.
이 전무가 말하는 PR의 키워드는 '언드 미디어(Earned Media)'다. 이 전무는 "가장 중요한 키 메시지들이나 아이디어들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데, 이 과정이 페이드(paid)된 것이 아닌 언드(earned)된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소위 미디어를 온드 미디어(Owned media), 페이드 미디어, 언드 미디어 3가지로 나눈다. 온드 미디어는 브랜드 자체 웹·앱이나 블로그, 각종 소셜미디어(SNS) 등을 일컫는다. 광고가 페이드 미디어라면 언드 미디어는 브랜드와 관련해 사용자가 생산한 콘텐츠를 말한다. PR이란 이 언드 미디어에서 자발적으로 브랜드 콘텐츠가 퍼져 나가게 하는 활동인 것이다.
이보영 전무는 "비즈니스 목적이나 문제의식이 뭔지, 타깃 오디언스에 맞게 선정된 미디어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있는지를 봤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이보영 전무가 주목한 캠페인은 레오버넷 서울이 대행한 '맥도날드의 예스 키즈 존(MCDONALD'S YES KIDS ZONE)'이다. 노 키즈 존에 대항해 전국 427개 맥도날드 매장이 '예스 키즈 존'임을 선언한 것이다.
이후 서울시도 '서울키즈오케이존'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노키즈존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는 등 아이들을 포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맥도날드의 브랜드 지수를 높인 것은 물론, 긍정적인 사회적 물결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올해 PR 부문 실버 스파이크스를 수상한 해당 캠페인은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엄마' 이보영 전무의 눈길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그는 "해외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 겁을 먹었는데 '예스 키즈 존' 사인을 보고 위안을 받은 바 있다"며 "스파이크스 심사에서도 보게 돼 반가웠다"고 전했다.
이 캠페인은 이 전무가 해외 광고제에서 문화적 맥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맥도날드가 원래 아이들에게 친화적이지 않냐'고 반문한 해외 심사위원도 있었다"며 "한국 상황을 모르는 상태라면 해당 캠페인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심사위원들에게 극성, 민폐 등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된 '맘충(엄마와 벌레의 합성어로, 육아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 논란과 더불어 아이들의 입장을 아예 막는 노키즈존이 유행하는 한국 사회의 첨예한 갈등을 설명했다"며 "심사위원은 캠페인을 평가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해당 문화권을 대표하는 중요한 일도 맡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보영 전무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영어권이라는 언어적 공통점이나, 동남아시아 나라들이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와 일본은 독특한 지역적 특색을 가지고 있다"며 "스파이크스 아시아와 같이 다양한 나라를 포괄하는 광고제에선 문화적 맥락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팁을 전수 했다.
그는 "PR 부문은 젠더 이슈 등 다양성과 관련된 캠페인이 많은 것이 트렌드"라며 "PR은 메가폰(확성기)과 같은 역할을 하며 사회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영 전무는 2004년부터 디지털 마케팅 산업에서 이력을 쌓아 왔으며 웹 분석, 데이터 인사이트 및 전략, 소셜 미디어, 이커머스 등 데이터 기반의 성과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다.
한편 올해 국내에서는 이보영 전무와 더불어 제일기획의 잭스 정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GCD), 이성하 버거킹 코리아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방유빈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배금별 이노션 제작전문임원(ECD), 하바스 코리아의 이효은 이사가 스파이크스 아시아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