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세라비, 연예인이 만들었다는 '루머' 자체 배포해 '최고의 슈퍼볼 광고'로
맥도날드 재팬, '웃지 않는 아이돌' 아노와 협업… Z세대 공감대 만들어
시시각각 바뀌는 소셜 플랫폼 공간에서는 '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18일 브랜드브리프가 칸 라이언즈 아카이브 '러브더워크(Love The Work)'를 분석한 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화를 주도하는 브랜드들이 눈에 띄었다.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소셜 & 인플루언서 라이언즈(Social & Influencer Lions) 부문은 전략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 솔루션과 크리에이티브 소셜 아이디어를 심사한다. 출품하는 작품은 콘텐츠의 도달 범위 및 참여 수준, 소셜미디어, 브랜드 홍보대사 및 인플루언서의 크리에이티브 활용이 어떻게 비즈니스 성공으로 이어졌는지 보여줘야 한다.
제목: MICHAEL CERAVE(마이클 세라비)
브랜드: CERAVE(세라비)
출품사: OGILVY PR, NEW YORK
수상: 그랑프리
스킨케어 브랜드 세라비는 슈퍼볼 광고에 맞는 '스타'와 '코미디'를 적절히 활용했다.
세라비의 주요 셀링 포인트는 피부과 의사들이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지만, 이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세라비의 핵심 소비자 기반은 여성, 평균 연령은 40세 이상이다. 세라비는 Z세대와 남성을 포함한 대중에게도 '문화적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싶어 했다.
이에 슈퍼볼 광고를 하기로 결정했지만, 슈퍼볼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피부과 의사와 세라마이드를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라비는 마이클 세라(Michael Cera)가 세라비(CeraVe)를 만들었다는 '루머' 영상을 만들어 배포했다. 마이클 세라는 슈퍼배드, 주노, 그리고 바비 등으로 국내에도 얼굴을 알린 배우로, 아기 같은 피부의 소유자다. 결정적으로, 이름까지 브랜드와 비슷했으니 제격이었다.
해당 캠페인은 광고가 방송되기 전부터 154억 회의 노출을 기록하며 유력 언론 선정 올해 최고의 슈퍼볼 광고로 꼽혔다. 400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들이 입소문(바이럴)에 동참했으며, 세라비 역사상 가장 높은 보습 상품 판매량(한 주 기준)을 기록했다.
제목: YES, COUCH!
브랜드: FACEBOOK(페이스북)
출품사: MOJO SUPERMARKET, NEW YORK
수상: 골드
타 브랜드의 광고를 이용한 사례도 있다.
제레미 앨런 화이트는 할리우드 '대세남'이다. 그는 올해 1월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의 글로벌 앰배서더가 됐다. 2024년 봄 남성 속옷 컬렉션을 입은 제러미 앨런 화이트의 모습이 공개된지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1270만 달러(한화 약 176억원)의 미디어 영향력 가치를 창출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복근뿐만 아니라 광고에 등장한 빨간색 코듀로이 소파(couch)에 대한 정보도 궁금해했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는 중고 가구를 판매하는 플랫폼인만큼, 이를 알리기 완벽한 순간이었다. 페이스북은 실제 캘빈 클라인 촬영이 쓰인 소파를 마켓 플레이스에 등록함으로써 인터넷의 화제를 그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수천 건의 문의가 쏟아졌고, 해당 내용이 공유되고 다시 바이럴됐다. 수치로 표현하자면 애플리케이션의 일일활성사용자수(DAU) 5.3%, 즉 1억5000만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제목: HEINZ KETCHUP & SEEMINGLY RANCH
브랜드: HEINZ KETCHUP(하인즈 케첩)
출품사: RETHINK, TORONTO
수상: 골드
하인즈는 사장될 뻔 했던 제품을 부활시켰다.
2019년 하인즈는 케첩과 랜치 소스를 합친 '크랜치'를 출시했다. 케첩과 랜치 소스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랜치 매출은 저조했고, 2023년 하인즈 포트폴리오에서 최악의 성과를 거둔 제품이 됐다.
다만 테일러 스위프트의 유명 팬 계정 중 하나가 테일러 스위프트와의 사진을 올리며 "테일러 스위프트가 케첩과 랜치 소스를 곁들인 치킨을 먹고 있었습니다!(Taylor Swift was eating a piece of chicken with ketchup and seemingly ranch!)"라는 글을 게재했다. 수많은 브랜드가 이를 패러디해 게시물을 올린 사이, 하인즈는 단 24시간 만에 크랜치를 재론칭한 'HEINZ KETCHUP & SEEMINGLY RANCH'를 내놨다.
해당 제품의 출시 게시물은 벤치마크(산업군 내 혹은 다른 캠페인 대비 나온 성과 지표) 보다 690%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또한 하인즈 케첩보다 5배 높은 판매 성장을 기록했으며, 월마트는 전국적으로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목: NO SMILES
브랜드: MCDONALD'S(맥도날드)
출품사: TBWA\HAKUHODO, TOKYO
수상: 골드
맥도날드는 대야를 넘치게 하는 '한 방울'을 만들어 냈다.
'환대(hospitality)의 나라' 일본은 반대로 말하면 '강요된 미소의 나라'라고도 할 수 있다. 과도한 고객 우선주의는 노동자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맥도날드는 고객 우선주의에 앞장서는 브랜드 중 하나로, 실제 메뉴에는 '미소'(0엔)라는 제품이 있을 정도다.
맥도날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 Z세대에게 인기를 누리는 아티스트 아노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아노는 솔직한 성격에, 특히 '웃지 않는 아이돌'로 유명하다. 충분히 웃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에서 해고된 일화도 잘 알려져있다.
맥도날드는 음악을 통해 미소를 강요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일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음악은 많은 사용자에게 공감을 얻었고 빠르게 퍼졌다. 뮤직비디오는 1000만 회 이상 조회됐으며 Z세대 사이에서 좋은 직장 브랜드 점수 130% 증가, 지원자도 115%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제목: GONNA NEED MORE TIDE
브랜드: TIDE(타이드)
출품사: SAATCHI & SAATCHI, NEW YORK
수상: 골드
때론 소비자들이 문제를 직시하도록 도와야 할 필요도 있다.
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세탁기는 20% 더 커졌다. 이에 세제 양을 늘려야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같은 양의 세제를 사용했다. 타이드가 세척력이 85% 더 강력한 파워 팟(Power PODS)를 내놨을 때 소비자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없었다. 심지어 인터넷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에 거리낌 없었다.
타이드는 각본이 있는 TV 광고로는 그들을 설득할 수 없음을 직시했다. '밈의 왕'으로 불리는 쿠마일 난지아니(Kumail Nanjiani)를 기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는 인기 있는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에 쿠마일 난지아니를 등장시켰다. 폭발하는 소다병에서 온 몸에 땅콩 버터를 바른 아기까지, 더 많은 세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면서도 재밌게 알렸다.
파워 팟은 이후 판매량이 145% 증가하며 타이드 세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됐다.
심사위원장 에이미 퍼거슨(Amy Ferguson) TBWA\Chiat\Day New York CCO(Chief Creative Officer)는 "해당 부문의 작품들은 광고와 문화, 인플루언서와 사회 간의 경계가 아름답게 허물어진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ubiquitous) 현상"이라며 "소셜 & 인플루언서 공간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는 것은 우리가 크리에이티비티를 갖고 할 수 있는 도전"이라고 전했다.
올해로 71회를 맞은 칸 라이언즈 2024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 기아 주식회사, 단국대학교, 대홍기획, 디마이너스원, 빅인스퀘어, 스튜디오좋, 앨리스퀘어크리에이티브, 엘리엇, 오스카스튜디오, 이노션, 이노션에스, 제일기획, 주식회사 거스트앤게일, 차이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 포스트포나인즈,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