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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미리 보기_5

2010-10-07 09:00:00

나보다 더 회전반경 작은 차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뛰어난 제어기능을 온 몸으로 표현한 토요타 소형차 “IQ”


일본에는 작고 귀여운 소형차가 유난히 많다. 길이 좁은 옛 동네가 많이 남아 있는데다가 차고증명제까지 엄격한 까닭일 것이다. 예전에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도 있었듯 유난히 작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국민성도 한 몫 하겠지만.

토요타가 또 새로이 작고 귀여운 차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저 ‘예쁘지? 귀엽지?’만 외치며 팔 수는 없는 노릇. 토요타는 자사의 신제품이 좁은 골목길에 주차할 때 얼마나 큰 위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줄 방법을 궁리하던 끝에 아주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예전에는 운전면허 시험을 치른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코스 시험 중에 S자 코스, T자 코스가 있었던 것을. 토요타도 아마 그 생각을 한 모양이다. 차로 S자와 T자를 그릴 수 있다면 a부터 z까지 다 그리지 못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 자동차는 극도로 작은 회전반경을 갖고 자유자재로 차를 움직일 수 있는 토요타의 신제품 ‘IQ’인데!

 

▲ⓒ Cannes Lions


 
a부터 z까지 모든 코스를 섭렵하기 위해 인터액티브 아티스트 자흐 리베르만과 플리즈렛미디자인의 피에르와 다미엔이 각각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을 담당했다. 운전 역시 초보에게 맡길 수 없었을 터. GT3 경기의 유럽 챔피언인 전문 레이서 스테프 반 캄펜후트가 폰트 운전을 담당해서 멋드러진 주차 실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토요타 소형차인 IQ의 네 개 타이어 자취를 추적하고 기록해서 알파벳의 모든 폰트를 만들어냈다.

이 아기자기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는 당연히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해 급속히 퍼져갔고, 이렇게 만들어진 폰트 역시 무료로 배포되어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금도 아래 사이트에 가면 IQ 폰트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토요타 폰트 다운로드 페이지 가기


그런데 텔레비전 광고를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는 비용을 써서 이런 이벤트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고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즉각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소비자 인게이지먼트를 위한 것이라고. 이제 소비자들은 일방적으로 브랜드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스폰지’가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와 트위터, 스마트폰 등은 소비자들이 광고 캠페인이라도 스스로 선택해서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제 소비자들은 광고 캠페인을 선택해서 구경하고, 마음에 들면 거기 참여한다. 그것이  바로 소비자 인게이지먼트이며, 높은 소비자 충성도나 구매를 이끌어내는 주요한 요소인 것이다.

이렇게 기발한 이벤트를 통해 토요타가 기발하고 상상력 뛰어난 브랜드라는 인식을 퍼뜨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당장 이 소형차를 구매하든 말든, 귀여운 소형차가 뛰어난 ‘제어’ 실력을 과시하며 네 개의 타이어로 그림을 그려내는 장면은 30초 텔레비전 광고에 비하지 않을 만큼 사람들을 몰입시킨다. 그런 장면을 본 사람이 브랜드에 대해 이전보다 더 친밀감이나 애착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만일 그 사람이 그 동영상에 댓글을 달았거나, 트위터로 퍼뜨렸거나, 자기 페이스북에 링크라도 했다면 이미 그는 고객이나 다름없다.

“30초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

올해 칸 국제광고제와 스파이크 광고제 세미나에서 많은 연사들이 했던 말이다.

그 말대로 지금은 쌍방향 소통의 시대이다. 토요타는 쌍방향 소통을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냈다. 이런 노력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지는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현대 소비자들이 이미 오래 전 일방적인 주입식 ‘선전’에 질렸음이 분명한 만큼, 토요타의 IQ 폰트와 같은 쌍방향 소통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2010년 칸 국제광고제 DIRECT BRONZE, CYBER BRONZE, DESIGN GRAND PRIX 수상작.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발은 10월 28일부터 2주 동안 이화여대 ECC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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