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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사둔 CEO "광고주, 데이터 다시 통제하려 해… 시장 복잡할수록 기회"
칸라이언즈 2026,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서 열려
AI가 광고 시장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퍼블리시스 그룹은 일면 다른 시각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AI가 구글과 메타가 오랫동안 장악해 온 디지털 광고 시장의 독점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챗GPT를 서비스하는 OpenAI를 비롯한 AI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광고주들이 플랫폼에 빼앗겼던 데이터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퍼블리시스는 광고 회사 또한 데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등을 하나로 연결해 비즈니스 성장을 설계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22일(프랑스 칸 현지 시간) 퍼블리시스 그룹이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마련한 특별 세미나에서 AI 시대 광고회사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무대에는 아서 사둔(Arthur Sadoun) 퍼블리시스 그룹 CEO와 모리스 레비(Maurice Lévy) 퍼블리시스 그룹 명예회장이 올랐고, 수잔 브래니카(Suzanne Vranica) 월스트리트저널 광고 에디터(Advertising Editor)가 사회를 맡았다.
사둔 CEO는 구글과 메타가 장악해 온 광고 시장의 질서가 AI 기업들의 등장으로 점차 흔들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모두가 구글과 메타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고, 광고회사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퍼블리시스는 그들과 함께하면서 오히려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누가 고객의 변화를 이끌고, 데이터를 극대화하며, 크리에이티비티를 밀어붙일 수 있느냐"라며 "기술과 인간적 지혜를 균형 있게 결합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서 사둔 CEO는 AI 기업들이 기존 플랫폼의 독점 구조를 일부 깨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오랫동안 구글, 메타와 같은 두세 개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통제해 왔다. AI 기업들의 등장으로 이 구조는 매일 점점 깨지고 있다"며 "시장이 복잡해질수록 우리에게는 더 좋다. 광고주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다시 통제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둔 CEO는 "광고주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월드 가든(Walled Garden) 안에 고립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개별 소비자 단위에서 데이터를 다시 연결하고 싶어 한다"고 광고주의 데이터 주권 회복에 대해 언급했다.
월드 가든은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거대 플랫폼이 이용자 데이터와 광고 집행, 성과 측정 환경을 자사 생태계 안에 가두는 구조를 뜻한다. 광고주는 막대한 소비자 접점을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데이터와 의사결정 권한 상당 부분을 플랫폼에 의존하게 된다.
퍼블리시스가 최근 라이브램프(LiveRamp) 인수를 추진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라이브램프는 브랜드와 미디어, 플랫폼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협업 플랫폼이다. 퍼블리시스는 이를 통해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 환경 안에서 데이터를 통제하면서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투명하게 활성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수잔 브래니카 에디터는 "홀딩 컴퍼니와 브랜드, 에이전시들은 오랫동안 구글과 메타가 월드 가든을 만들었다고 불평해 왔다. 그런데 퍼블리시스도 이제 미디어 플랫폼, 데이터 수집 및 분석 툴 등을 갖추게 된다면 또 하나의 월드가든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사둔 CEO는 "우리는 월드가든의 정반대를 만들고 있다. 오픈 인터넷의 일부가 되고 싶다"며 "광고주가 자신의 데이터를 자신의 환경 안에서 통제하고, 원하는 목적에 따라 모든 플랫폼에서 투명하게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반박했다.
메타 CEO를 둘러싼 작심발언도 나왔다. 사둔 CEO는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가 예산, 그리고 이미지, 영상과 같은 애셋만 주면 나머지는 우리(메타)가 다 알아서 하겠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이는 광고주의 지성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대형 광고주들이 특정 플랫폼에 예산과 통제권을 모두 넘기고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은 큰 실수"라고 전했다.
모리스 레비 명예 회장 또한 "역사적으로 모든 미디어는 어느 시점에나 마케팅 예산을 통제하고 싶어 했다"며 "전쟁 전에도 그랬고, 큰 네트워크들이 등장했을 때도 그들은 '당신의 계정을 우리에게 맡기면 최고의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고객들은 어리석지 않다. 미디어든 플랫폼이든 자사만을 위한 방식이라면 절대 작동하지 않는다"며 "광고주에게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가져와야 한다"고 덧댔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2015년부터 퍼블리시스가 내세워 온 '파워 오브 원(Power of One)'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파워 오브 원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데이터, 기술, 컨설팅 등 그룹 내 역량을 고객 중심으로 하나로 묶는 통합 운영 모델이다. 과거 광고 산업이 미디어와 크리에이티브를 분리하며 각 기능이 따로 움직였다면, 파워 오브 원은 고객의 브랜드 성장과 비즈니스 성과를 위해 모든 전문성을 하나의 팀처럼 연결하는 방식이다.
모리스 레비 명예회장은 "과거 광고 산업에서 미디어와 크리에이티브가 분리되면서 브랜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힘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시대에는 이 통합 모델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AI가 콘텐츠 제작, 미디어 집행, 성과 최적화, 개인화 메시지까지 광고의 거의 모든 단계에 개입하게 되면서, 크리에이티브와 미디어를 따로 운영하는 방식만으로는 브랜드 전체의 방향성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레비 명예회장은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의 핵심에는 약간의 직관, 많은 지성, 그리고 큰 아이디어가 있다"며 "그 큰 아이디어가 이제는 개인별로 조각나 실행될 수는 있지만,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사둔 CEO도 AI 시대의 핵심 자산은 사람이라고 봤다. 그는 "AI의 미래는 여전히 사람"이라며 "고객이 AI를 실제로 구현하도록 도울 사람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규모를 줄일 것이 아니라 투자해야 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비 명예회장은 "인간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AI에만 의존한다면 늘 같은 결과만 얻게 될 것"이라며 "결과를 다르게 만드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이 작업을 이끌고, 바꾸고, AI 에이전트를 길러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퍼블리시스가 100주년 무대에서 제시한 답은 단순한 AI 낙관론이 아니었다. AI가 시장 독점 체제를 흔들수록, 광고회사에는 더 강한 통합 역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통합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 아이디어, 고객의 비즈니스 성장을 향한 명확한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였다.
한편 제73회 칸라이언즈는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칸라이언즈 등록 및 패스 관련 상세 정보는 칸라이언즈 공식 웹사이트와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