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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최초 여성 래퍼의 노래가 세상을 바꿨을까?… AXA와 퍼블리시스가 답하다

2026-07-01 09:12:38
2025 칸라이언즈 '라이언하트' 수상자 소니타 알리자데, 다시 한번 칸 무대에 올라
'Three Words' 캠페인으로 보험 시스템을 바꾼 AXA와 퍼블리시스 그룹, 지속적 지원 이어 와
"따뜻한 크리에이티비티로 여성 인권에 변화 만들어 내야"
울리케 데코네(Ulrike Decoene) AXA 그룹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소니타 알리자데(Sonita Alizadeh), 아가트 부스케(Agathe Bousquet) 퍼블리시스그룹 프랑스 CEO.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울리케 데코네(Ulrike Decoene) AXA 그룹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소니타 알리자데(Sonita Alizadeh), 아가트 부스케(Agathe Bousquet) 퍼블리시스그룹 프랑스 CEO.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프랑스 칸=]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래퍼(Rapper)이자, 여성 인권 보호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소니타 알리자데(Sonita Alizadeh)가 지난해 칸라이언즈(Cannes Lions) '라이언하트(Lion Heart)'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노래를 부른지 꼭 1년이 지났다. 과연, 소니타의 노래가 세상을 바꿨을까?

26일(현지시간) 칸라이언즈 2026 무대에 다시 한 번 소니타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그의 노래가 세상을 완전히 바꾸진 못했지만, 그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의 마음이 이 세상에 분명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날 소니타는 울리케 데코네(Ulrike Decoene) AXA 그룹 최고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 지속가능성 책임자(Group Chief Communications, Brand & Sustainability Officer, 이하 총괄), 아가트 부스케(Agathe Bousquet) 퍼블리시스그룹(Publicis Groupe) 프랑스 최고경영자(Cheif Executive Officer, CEO)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소니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그 때 저는 혼자였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울리케 데코네(Ulrike Decoene) AXA 그룹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울리케 데코네(Ulrike Decoene) AXA 그룹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울리케 데코네 AXA 총괄은 "소니타가 '라이언하트'를 수상한 순간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한다. 당시 AXA는 퍼블리시스와 함께 프랑스 내 가정폭력으로부터 여성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Three Words' 캠페인으로 칸에서 수상한 직후였다"며 "우리 캠페인과 소니타의 이야기는 매우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소니타의 도움 요청에 당연히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XA의 'Three Words' 캠페인은 주택 보험 계약서에 세 단어 'and domestic violence(그리고 가정폭력)'을 약관에 추가함으로써,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긴급 대피와 구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험 시스템 전반을 개편한 캠페인이다. 특히 자연재해나 도난뿐 아니라 집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까지 보장한다는, 보험의 정의 자체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5 칸라이언즈 티타늄 라이언즈(TITANIUM Lions) 그랑프리 포함 최다 트로피를 안았다. 올해도 칸라이언즈에서 크리에이티브 효과 라이언즈(Creative Effectiveness Lions)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울리케 총괄은 "AXA는 리스크(risk) 전문가로서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인사이트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 여성들이 건강, 일, 금융, 그리고 물론 폭력에 있어서도 불균형적으로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라며 "그래서 3년 전 우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Being a woman shouldn't be a risk)'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고, 보다 포용적인 보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자 월드컵, 프랑스 여자 럭비를 지원하는 등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가운데 소니타를 만나게 된 울리케 총괄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보험회사는 오랜 기간 데이터와 신중함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인데,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회사가 입장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었고,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AXA와 퍼블리시스그룹이 확인한 아프간의 현실은 처참했다. 탈레반이 2021년에 다시 권력을 장악한 이후, 그들은 사실상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공적 삶에서 지워버리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들이 12세 이후에는 학교에 다니는 것을 금지했고, 여성들이 보호자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을 금지했다. 심지어는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말하거나, 노래하거나, 웃는 것까지 금지했다. 최근에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을 사실상 제도화하는 새로운 법률들까지 제정하면서 여성들의 권리를 조직적으로 박탈하고 있다. 

울리케 총괄은 '젠더 아파르트헤이트'(gender apartheid·극단적 성차별 정책)'을 범죄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가트 부스케(Agathe Bousquet) 퍼블리시스그룹 프랑스 CEO.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아가트 부스케(Agathe Bousquet) 퍼블리시스그룹 프랑스 CEO.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아가트 부스케(Agathe Bousquet) 퍼블리시스그룹 프랑스 CEO는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장벽은 전반적인 무력감(hopelessness)이었다. 너무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행동은 너무 작아서 아무 의미도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전략은 이 무력감을, 사람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바꾸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소니타는 "저의 음악이 세상을 구하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는 닿을 수는 있다. 그리고 변화는 바로 그곳에서 시작된다"며 자신이 쓴 노래 'Can Someone Find My Friends(누군가 내 친구들을 찾아줄 수 있나요)'를 소개했다. 이 노래는 조혼, 강제 이주, 전쟁 등으로 인해 소니타가 잃어버린 친구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퍼블리시스그룹은 먼저 소니타가 영국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합법적인 취업 비자를 확보했고, 소니타가 그래미상 수상 프로듀서와 함께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또한, 사람들이 함께 노래할 수 있는 틱톡 필터를 만들어 전 세계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위해 노래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유니세프와도 협력해 사람들이 기부에 적극 동참하게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소니타의 노래는 틱톡과 유튜브에서 총 61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미디어 노출 7300만 회를 만들어냈다. 또한 프랑스어권 글로벌 방송인 'TV5 Monde'에서 10분 분량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소개되면서 국경을 넘어 64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도달했다. 

소니타는 "저의 음악 활동은 하나의 프레젠테이션이나,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이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며 "노래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고, 제가 잃어버린 친구들이다. 친구들 중 일부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 노래를 통해 제 친구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싶었다"고 역설했다. 

소니타의 노래는 정치적 의사결정권자들에게까지 닿았다. 프랑스 국회의원 베로니크 리오통(Véronique Riotton)은 소니타의 메시지를 공유했고,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권리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소니타를 프랑스 국회로 초청했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래퍼 소니타 알리자데가 자신의 노래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지와 도움을 요청했다.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래퍼 소니타 알리자데가 자신의 노래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지와 도움을 요청했다.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소니타는 "프랑스 국회에서 '젠더 아파르트헤이트'를 반인도적 범죄로 인정하기 위한 유엔의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는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것은, 저의 노래, 저의 프로젝트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위한 방송인 라디오 베굼(Radio Begum)과 TV 베굼(TV Begum)을 통해 방송됐다는 것이다. 이 방송은 1000만 명의 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감격했다.

아가트 부스케 CEO는 "이제 시작일 뿐, 우리는 거대한 산을 올라야 한다"며 "'젠더 아파르트헤이트'를 공식적으로 반인도적 범죄로 인정받게 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고 우리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더 많은 정치인들을 설득해야 하고, 로비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이 이슈를 더 높은 의제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큰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인정했다. 

소니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아프간은 여성들에게 불리한 법을 만들고 사실상 남성만을 위한 나라, 남성이 만들고 남성을 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법들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며 "오늘날 많은 아프간 여성 난민들의 비자가 취소되고 있고, 아프간 학생들에게 더 이상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법이 통과됐다. 이는 결국 탈레반이 아프간 여성들의 교육을 금지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결정들을 다시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울리케 총괄은 "우리가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거나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지만,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칸라이언즈는 아이디어가 끝나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곳이어야 한다. 1년 전, 우리가 소니타의 요청을 듣고 많은 일들을 해온 것처럼 여러분의 뛰어난 크리에이티비티와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유엔이 '젠더 아파르트헤이트'를 더 빨리 범죄로 인정하도록 정치인들을 움직이게 할 아이디어, 대중을 움직일 아아이디어, 현장에서 용감하게 활동하고 있는 NGO들을 위한 기부를 늘릴 아이디어, 아프간 여성들과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아이디어는 바로 칸에서 시작됐고, 이제 여러분이 함께 다음 이야기를 함께 써 내려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션이 끝난 뒤 무대에는 소니타의 노래가 객석 전체에 울려퍼졌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응원하며 지지를 약속했다. 

한편, 제73회 칸라이언즈는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칸라이언즈 관련 상세 정보는 칸라이언즈 공식 웹사이트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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