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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용 최소화, 새벽까지 손으로 그려낸 크래프트가 칸에서도 먹혔죠"… 스튜디오좋 김수민·송민우

2026-07-01 09:14:17
2026 영라이언즈 컴피티션 디자인 부문 브론즈 수상
송민우 팀장 "단순 생성된 이미지와는 다른 밀도 높은 작업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연구"
김수민 CD "직감 믿고 밀어붙여야… 본인이 만족하는 작업은 국제 무대서도 통해"
2026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에서 디자인 부문 브론즈를 수상한 스튜디오좋의 김수민 CD(좌)와 송민우 디자인 팀장(우).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2026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에서 디자인 부문 브론즈를 수상한 스튜디오좋의 김수민 CD(좌)와 송민우 디자인 팀장(우).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프랑스 칸=유다정 기자] 2년 전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이하 YLC)에서 고배를 마셨던 스튜디오좋의 김수민 CD(Creative Director)·송민우 디자인 팀장이 재도전에 성공했다. 그들은 AI로 생성해 내는 이미지와는 차별화된 밀도감 있고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수상 비결로 꼽았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YLC 디자인(Design) 부문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김수민 CD와 송민우 디자인 팀장이  브론즈 메달을 목에 걸었다.

YLC 참가자들은 주어진 과제를 단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조건 속에서 완성해야 한다. 이후 제출물에 대해 10분 내외의 프리젠테이션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게 되며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한다. 

디자인 부문은 효과적이고 세련되며 매력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올해 브리프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설립한 글로벌 자연보전단체 리:와일드(Re:wild)가 제시했다. 이들은 MZ세대를 타깃으로, 자연을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메인 공연자)로 끌어올리는 유연한 비주얼 아이덴티티와 이벤트 설치물 디자인을 요구했다.

김수민·송민우 팀이 제출한 'Re:Turn to the Wild' 캠페인. ⓒ칸라이언즈
김수민·송민우 팀이 제출한 'Re:Turn to the Wild' 캠페인. ⓒ칸라이언즈

김수민·송민우 팀은 전통적인 말 대신 멸종위기종의 정교하고 감각적인 조형물을 배치한 실제 크기의 운행 가능한 회전목마로 구성했다. 선명한 색감과 역동적인 텍스처를 활용해 복잡한 야외 환경에서도 즉각적으로 시선을 사로잡도록 설계했다.

김수민 CD는 "브리프를 보자마자 무조건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구조물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의외성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회전목마라는 소재를 떠올렸다"며 "그냥 예쁘기만 한 포토존이나 구조물로는 주목을 끌기 어렵다고 봤다. 리:와일드가 사람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어 했기 때문에 아이패드로 하나하나 다 그려냈다"고 밝혔다. 

송민우 팀장은 "아이디어는 브리프를 받고 4시간 만에 나왔다. 생각보다 시간이 있으니, 이 아이디어를 밀도감 있고 완성도 높은 비주얼로 끌고 나가면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매력적인 동물을 구현해내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김수민·송민우 팀이 제출한 'Re:Turn to the Wild' 캠페인. ⓒ칸라이언즈
김수민·송민우 팀이 제출한 'Re:Turn to the Wild' 캠페인. ⓒ칸라이언즈

그는 "너무 동화스럽거나 유치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또 리:와일드가 추구하는 것이 약간 와일드한, 거친 이미지였기 때문에 너무 정제되지 않았으면 했다"며 "스타일을 정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한 마리 동물을 가지고 계속 이것저것 시도해봤고, 새벽까지 한 마리의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데 집중했다. 하나가 확정된 이후로는 (해당 콘셉트를) 쭉 밀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 팀장은 "밀도는 높으면서도 단순히 생성된 이미지와는 다른 지점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이 연구했다"며 "AI를 아예 안 쓰지는 않았지만, 메인 오브제나 중요한 부분들은 다 손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장인정신'은 심사위원들을 정조준했다.

송민우 팀장은 "프레젠테이션 이후 한 심사위원이 바로 'Critical question(결정적 질문)'이라고 하며 'AI로 만들었냐'고 물어봤다"며 "크래프트적으로 접근한 부분이 있다 보니 이걸 구현하는 데 얼마나 고민과 노력을 했는가를 보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민 CD는 "저희는 저희만의 작업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게 국제 무대에서도 통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6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에서 디자인 부문 브론즈를 수상한 스튜디오좋의 송민우 디자인 팀장(좌)과 김수민 CD(우).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2026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에서 디자인 부문 브론즈를 수상한 스튜디오좋의 송민우 디자인 팀장(좌)과 김수민 CD(우).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이어 김수민 CD는 미래의 YLC 참여자들에게 직감을 믿으라고 조언했다. 

김 CD는 "2024년 YLC 출전 당시를 오답노트로 삼았다. 지난번에는 24시간 중 18시간 정도를 거의 아이디어 내는 데만 썼다. 하지만 YLC에서만큼은 24시간 안에 직감을 믿고 바로 달려야 한다. 이번에는 아이디어가 나오자마자 '이게 베스트다'라고 생각하고 밀고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는 저희 스스로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왔다. 본인이 만족하는 작업을 내면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민우 팀장은 "2024년에 디브리프를 받으면서도 'over thinking(너무 많이 생각한다)'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아이디어를 완결성 있게, 브리프의 모든 지점을 완벽히 관통하는 정답으로 만드는 것보다 뚜렷한 콘셉트가 잡히면 그걸 비주얼라이즈하고 보드 전체를 완성도 있게 만드는 쪽이 수상 확률이 높겠다고 봤다"고 밝혔다.

김수민 CD는 "재작년에 칸을 다녀온 뒤 둘 다 팀장급이 됐다. 24시간 안에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온에어한 것과 같았다"며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빠른 판단과 실행력을 배웠고, 다른 나라의 작업에서 받은 영감은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작업의 기준을 넓혀줬다"고 평가했다.

김 CD는 "한국에서만 통하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가를 아이데이션 과정에서 팀원들이나 저 스스로에게 많이 묻게 된다. 그게 이 대회를 통해 얻는 지점"이라며 "어워드 무대와 컴피티션 현장의 뜨거움을 느끼며 업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6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에서 디자인 부문 브론즈를 수상한 스튜디오좋의 송민우 디자인 팀장(좌)과 김수민 CD(우).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2026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에서 디자인 부문 브론즈를 수상한 스튜디오좋의 송민우 디자인 팀장(좌)과 김수민 CD(우). ⓒ프랑스 칸=서성진 기자

송민우 팀장 또한 "글로벌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작품들에는 문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감각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감각은 현장에서 봤을 때 가장 쉽게 체득할 수 있다"며 "나도 열심히 하고 있는 광고인이구나라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면서, 현업에서도 더 노력하게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보탰다.

한편 YLC는 칸라이언즈의 부대 행사로 열리는 '크리에이티비티 백일장'이다. 약 70여개 국가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만 30세 이하의 주니어 크리에이티브들에게만 YLC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제73회 칸라이언즈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칸라이언즈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공식 웹사이트와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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