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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티켓 없이 칸 길거리에서 부딪히며 팀의 성장을 택한 러쉬코리아
[프랑스 칸=은현주 기자] 러쉬 코리아 팀과의 만남의 시작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광고도 하지 않는 브랜드 러쉬 코리아가 칸라이언즈(Cannes Lions) 2026에 출품하고 칸 현장으로 날아간다는 러쉬 코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소정 트루스(trus) 대표의 게시글을 보고 DM을 보냈다.
이내 곧 김지은 짠PD에게 연락이 왔다. "파리에서 칸으로 가고 있는데, 만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브랜드브리프는 프랑스 칸에서 윤소정 트루스 대표와 김상한 러쉬 브랜드 본부장, 김지은 짠PD, 김대현 러쉬 영상 감독을 직접 만났다.
러쉬 코리아가 올해 칸라이언즈에 출품한 작품은 '덤 투 헤븐(DUMP TO HEAVEN)' 캠페인이다. 섭씨 36도와 습도 80%가 넘는 폭염 속에서 24만9000명의 인파가 몰린 한여름 락 페스티벌 현장, 러쉬는 화려한 스폰서 부스 대신 관객들이 가장 기피하는 공간인 이동식 화장실로 향했다.
러쉬는 '지금은 고객과 친구가 되어야 할 때'라는 '브랜드 프렌드십'을 바탕으로 페스티벌 화장실 청소를 시작했다. 258명의 전 직원이 투입돼 폭우 속에서도 5분마다 청소하는 기준을 지켰다.
스폰서십 비용은 0원이었지만 브랜드 언급량은 메인 스폰서보다 7134% 높았고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8%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프로젝트를 들고 칸라이언즈로 향한 러쉬 코리아 팀에게 질문을 던졌다.
러쉬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유명 모델을 기용하지도 않는다. 1+1 같은 프로모션도 하지 않는다. 러쉬와 광고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데 세계 최대 광고제로 알려진 칸라이언즈에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윤소정 대표는 "뮤직 페스티벌에서 러쉬 화장실을 본 고객이 '이런 거는 칸 광고제에 내야 한다'고 남긴 댓글과 DM이 시작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내부 조직원들이 우리끼리 뭉쳤을 때 이 정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내부 직원의 성장이며, 조직을 키우려면 누군가 한 명은 더 높은 별을 바라보고 길을 뚫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뜻을 모았다"며 "준비 기간이 3일밖에 없었고 아이폰으로 찍은 영상이지만, 현장에서 글로벌 피드백을 받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칸라이언즈 공식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행사장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러쉬코리아 팀은 행사장 공간 밖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끊임없이 피드백을 구했고 동시에 수없는 거절을 당했다. 이들이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김지은 짠PD는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지도가 가장 좋았다.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같이 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느끼게 해준 표지판이었다"며 "개인적으로 너무 신나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김대현 러쉬 영상 감독은 "이번 경험을 통해 우리도 세계를 무대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으며, 향후 코첼라나 버닝맨에서도 세계인을 상대로 우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상한 러쉬 브랜드 본부장은 "첫날 길거리에서 케이스필름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할 때 많이 거절당했지만, 도와주려던 사람들의 눈빛과 태도에서 빛이 났다"고 기억했다. 그는 "늘 현장에 답이 있다는 얘기를 러쉬 내부에서 자주 하는데, 현장에 와서 느끼는 것은 전혀 달랐다"며 "우리의 다음 행보를 만들어줄 소중한 팁과 피드백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대현 영상 감독은 "수상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흔쾌히 다녀오라고 허락해 준 대표님께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윤소정 대표는 "현장에서 세상이 진짜 바뀌었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제는 엄청난 예산 없이도 홍보할 수 있는 시대이며,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존 레거시와 새로운 뉴미디어가 서로를 존중하고 교차해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역설했다.
김지은 짠PD는 "우리는 더 배우기 위해 칸에 온 것"이라며 "이곳만의 역사와 케이스 필름의 문법 등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이 성장의 포인트다. 한국에 돌아가면 요즘 콘텐츠 바이럴 앞단에서 뛰고 있는 인재들을 모아 공유 회의를 열고 우리만의 바이럴을 더 단단하게 굳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칸라이언즈 이후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윤소정 대표는 "당장 8월부터 페스티벌 화장실 청소를 하러 현장에 가야 한다"며 웃었다. 이어 "목표는 조직원의 성장에 있기에 칸 현장에서 공부한 것을 어떻게 자부심을 갖고 전달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올해 칸에서의 도전과 현장 경험은 러쉬 코리아 팀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남겼을까.
김지은 짠PD는 올해 칸에서의 경험을 '칸 밖에서 칸을 배운 사람들', '칸 길거리를 학교로 만든 사람들'이라는 스토리로 남기를 원했다.
윤소정 대표는 "에이전시가 아닌 인하우스에서도 스스로 회사를 알릴 수 있다는 도전 의식을 주고 싶다"며 "내부 조직원들이 인터널 브랜딩으로 이만큼 왔으니 다른 브랜드도 칸라이언즈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상한 브랜드 본부장은 "이번 이야기가 무모함으로 끝나지 않고 그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다른 브랜드들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도전 의식을 갖고 함께 성장했으면 한다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대현 영상 감독은 "러쉬 얘들 진짜 쥐뿔도 없는데 재미있게 일하네, 재밌게 하네라는 생각이 브랜드브리프 독자들에게 남았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한편, 올해로 73회를 맞은 2026 칸라이언즈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고려대학교, 구글코리아, 기아, 스튜디오좋, HSAD, 이노션, 제3채널, 제일기획, KT, 트립닷컴, 한양대학교, 현대자동차(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