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비영리 환경 네트워크 팔리,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와 파트너십 맺어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환경 관련 콘텐츠 무료 공개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디지털 축제 '칸 라이언즈 라이브'는 24일(현지시간) '크리에이티비티·협업·환경적 혁신을 통한 미래 설계'(Shaping the Future Through Creativity, Collaboration and Eco-innovation)라는 주제로 비영리 환경 조직인 '팔리포디오션'(Parley for the Ocean, 이하 팔리)의 활동을 소개했다.
시릴 거슈(Cyrill Gutsch) 팔리 공동 설립자 겸 CEO는 브랜드·제품 개발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다 지난 2012년 돌연 회사를 그만 두고 팔리를 설립했다.
시릴은 "모든 것은 시 셰퍼드(Sea Shepard)를 만든 폴 왓슨(Paul Watson) 선장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시 셰퍼드'는 해양 보존을 위해 조직된 비영리 단체로, 미국 워싱턴 산 후안 섬에 위치한 프라이데이 항구(Friday Harbor)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팔리는 새로운 형태의 환경 단체로써 크리에이티비티와 협업 그리고 환경적 혁신을 통해 문제 해결의 핵심을 찾아내고자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다.
팔리 네트워크의 목표는 바다의 아름다움과 연약함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정부, 기업, 예술가, 디자이너, 과학자, 혁신가, 환경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건강한 지구를 생각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창조의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릴 거슈는 팔리가 집중하고 있는 3가지 위협에 대해 설명했다.
플라스틱 위기(Plastic Crisis)
기후 위기(Climate Crisis)
어업 위기(Fishing Crisis)
시릴은 "플라스틱은 우리가 숨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에 모두 존재한다"며 인간의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언급했다.
그는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다 속 산호들이 살기 힘들어졌다"며 이는 결국 바다 생태계의 변화로까지 이어졌음을 암시했다. 어업 위기에 대해서는 "불법 어획을 포함한 인간의 무분별한 어업으로 바다 속 생물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릴은 해양 생물학자 실비아 얼(Sylvia Earle)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인간은 엄청난 속도로 지구 환경에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1만년 이후의 지구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환경 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역설했다.
시릴 거슈는 "팔리 설립 초기에는 환경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모든 문제들을 살펴본 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며 "하나의 원인이라도 사람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은 오염의 주범'이라고 주장하게 되면, 환경 오염에 많은 다른 요소들까지도 이야기 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래나 새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플라스틱은 다름 아닌 바로 당신의 것 일 수도 있다"며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팔리를 설립한지 3년째 되던 2015년, 시릴 거슈는 매해 뉴욕에서 열리는 UN 총회 주간의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때는 스포츠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와 팔리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당시 시 셰퍼드의 폴 왓슨 선장이 남태평양에서 돌아오는 그의 배로 초대했고, 시릴 거슈는 불법 어업 선박에서 회수한 거대한 자망(gill net)을 목격했다.
시릴은 그 당시를 떠올리며 "불법 어선에서 회수한 자망을 아디다스 운동화로 만들면 다양한 이야기로 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5년 UN 총회주간 전까지 시릴의 생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6일이었다.
그는 "아디다스 디자이너, 재료 공학자, 과학자들이 협엽해 어망을 고성능 직물로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 운동화 프로토타입은 2015년 UN 본부에서 열린 '바다, 기후, 생명'이라는 제목의 팔리 강연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이 운동화의 발등을 덮는 윗부분은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와 어망으로 제작됐다. 운동화 한켤레로 환경문제가 해결되진 않지만 팔리와 아디다스의 시도는 사회 속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티비티가 서로 협력할때 어떤 일들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디다스와 팔리는 2015년 울트라 부스트 프로토타입 제작을 시작으로 2021년 현재까지 제품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해양 쓰레기로 만든 고성능 직물로 운동화뿐 아니라 셔츠와 타이즈도 생산하고 있으며 각 제품들에 사용된 해양 쓰레기 비중은 제품의 최소 75%정도를 차지한다.
시릴 거슈는 팔리의 AIR 전략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AIR 전략은 플라스틱 사용을 멀리하거나(Avoid), 차단하고(Intercept), 대체 재료를 찾거나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Redesign)을 의미한다.
지난 2018년 팔리는 UN 본부에서 재료의 혁명(material revolution)을 선언했다.
시릴은 "해조류, 포유류, 버티실리움 균, 단백질과 심지어 탄소 배출까지도 새로운 재료의 원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모든 재료의 기준, 디자인의 기준이 되는 것과 우리의 산업이 정의하는 것들에 의문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재료 혁명의 일환으로 팔리는 2021년 칸 라이언즈 어워즈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 부문 수상자에 수여하는 라이언즈 트로피를 해양에서 회수한 폐 어망과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프리미엄 소재로 제작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에 참여하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환경 운동의 성패는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달려있습니다."
시릴은 "우리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는 것은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라며 "환경을 생각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디자인 해야하고, 정당한 가치에 대해 적절히 소통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나는 환경에 해를 끼치는 물건을 생산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광고를 만들 뿐이에요, 나는 단지 디자인을 했을 뿐이고 단지 상품에 대해서 이야기 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 말했다.
시릴 거슈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시청자에게 팔리의 행동에 동참해줄것을 촉구했다.
칸 라이언즈 라이브 넷째날 기조연설인 팔리 세션은 칸 라이언즈 라이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이 외에 '칸 라이언즈 라이브'의 다른 프로그램은 칸 라이언즈가 올해 새롭게 론칭한 '라이언즈 멤버십' 구독시 모든 콘텐츠들을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라이언즈 멤버십' 등록비는 249 유로(한화 약 33만7000원)로 디지털 패스 금액과 동일하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30대 미만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