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마스터카드,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등 수상작 소개
최근 칸 화두 '다양성'… 성소수자, 노숙자, 여성 등 캠페인 눈길
기업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을 행하는 시대에 세상을 바꾼 캠페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8일 칸 라이언즈 코리아가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서울 2021' 페스티벌에는 이승재 아이디엇 대표와 김재홍 경희대학교 교수가 출연해 2020·2021 칸 라이언즈 어워드 수상작 트렌드 중 '브랜드 액티비즘'을 중심으로 한 캠페인 분석에 나섰다.
첫 번째 수상작은 모바일과 파마 부문 그랑프리를 받은 텔레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와 오길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가 제작한 텔레노 파키스탄(Telenor Pakistan)의 'Naming the invisible by Digital Birth Registration'(2020)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파키스탄 인구의 약 3분의 1 수준인 약 6000만 명의 출생 미등록 시민이 겪는 재난시 어려움, 교육기회, 의료보장, 취업기회, 사회적 도움, 선거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종이 기반의 현장 등록 프로세스를 모바일 앱을 통한 간편한 디지털 출생 등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120만명이 넘는 어린이가 전국 오지 마을 426곳에서 출생 신고를 완료했다.
두 번째 수상작은 HSBC UK의 'No Fixed Address Bank Account' 캠페인이다.
앞선 텔레노 케이스처럼, 출생증명서가 없어 다양한 사회 혜택을 못 받는 경우 외에도 영국 같은 선진국에도 증명서가 없으면 사회 제도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영국에는 현재 약 28만명의 노숙자가 있다. 일정 주소가 없는 노숙자들은 예금계좌를 개설할 수 없고, 계좌가 없으면 집을 구하는 것도, 직장을 구하기도, 보험들 들기도 어렵다. HSBC는 이런 노숙자들에게 계좌를 열어주고 부가적으로 옥외광고를 통해 QR 코드로 해당 노숙자의 통장에 기부금을 전달해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재 대표는 "최근 몇 년 간 칸 라이언즈의 화두는 다양성이었다"며 "올해 수상 캠페인들은 타깃이 좁고, 소재의 공감대가 약해도 시대적 정서를 받아들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전했다.
김재홍 교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문제가 발생한 곳을 미디어화한 점과 소외된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점을 일깨운 점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세 번째 수상작은 카드 가입자가 직접 선택한 이름으로 발급받는 마스터카드의 'True Name' 캠페인이다. 성 소수자들은 법적인 이름이 그들의 외모와 간격이 큰 경우가 빈번해 혐오범죄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마스터카드 캠페인으로 본인들이 불리길 원했던 희망 이름이 바로 본인의 'real me'(진정한 아이덴티티)가 됐다는 평가다. 해당 캠페인 이후 시티 카드 등 금융업계 전반으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김 교수는 "스타벅스의 I’m 캠페인과 상당히 일맥상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의 의미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네켄의 'Shutter Ads'도 코로나19 고통받는 자영업자들의 애환을 달랜 사회 참여형 캠페인 사례로 꼽혔다.
하이네켄은 코로나로 문을 닫은 술집의 셔터를 옥외광고판으로 활용해 미디어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으로 소상공인에 도움을 줬다. 하이네켄의 광고 지출 중 10%가 옥외광고에서 발생하는데, 이 비용을 전세계 약 5000개 이상의 문 닫은 술집에 제공한 것이다.
해당 캠페인으로 기존 전통 옥외광고보다 40% 이상의 미디어 가치를 기록했으며, 750만 유로를 소상공인에 지급했다. 해당 바들은 100% 재오픈했으며, 다른 하이네켄 계열 브랜드와 및 기네스 등 경쟁자들도 참여했다.
이 대표는 "너무 완전한 광고라고 생각한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좋은 광고의 충족 조건을 다 갖춘 광고"라고 평가했다. 이어 "옥외광고의 매력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가게들의 내려진 셔터가 광고판이 됐다는 의미적인 측면에서도 너무 절묘한 크리에이티브"라고 언급했다.
마지막 캠페인으론 ABINBEV의 'Future Official sponsors'가 소개됐다. 미국 여자 축구팀 선수들의 임금이 남자 선수들의 임금과 최대 12배가 차이가 난다. 버드와이저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공식 후원사의 성별에 따른 임금 불균형 문제에 주목했다.
버드와이저는 세면 도구와 시계 등 스포츠에서 가장 큰 후원 카테고리에 속하는 9개의 예비 후원사 상품들을 그려넣은 캠페인 이미지를 제작했다. 미래의 후원사를 모집하는 이 포스터를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하고, 사람들이 후원을 원하는 브랜드를 직접 태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수천명의 요청에 P&G, 시크릿 데오도런트(Secret Deodorant), CBS, 트위치(Twitch), 구글, 버라이즌이 신규 후원사로 참여했고, 여자축구팀의 임금 또한 약 20% 상승했다.
이 대표는 "메시지의 힘을 믿고 진정한 의미의 브랜드 액티비즘을 이룬 캠페인"이라고 표현했다.
김 교수는 "이번 칸 라이언즈 수상작을 보면 브랜드가 점점 사람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공동체에서 느끼고 실천해 나가는 것과 같이, 브랜드도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칸 라이언즈 2021'은 '브랜드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오는 10월 15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한다. '브랜드 액티비즘', '테크 이노베이션', '코로나19의 영향', '컬래버레이션', '바닐라 콘텐츠 넘어서기' 등 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세미나와 강연, 올해 칸 라이언즈 수상작 코멘터리 토크가 중계되며 칸 라이언즈 코리아 홈페이지(www.canneslions.co.kr)에서 페스티벌 등록 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박소정 기자sjp@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