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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윙슈즈, 빅이슈X링크드인, XBOX, 치폴레Xe.l.f 코스메틱 등 수상작 크리에이티비티 분석
브랜드와 브랜드, 제품과 제품의 컬래버레이션은 너무 뻔하다. 이제는 브랜드가 사회 문제를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브랜드부터 소비자까지 협업하는 이색 컬래버레이션이 대세로 떠올랐다.
14일 칸 라이언즈 코리아가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서울 2021' 페스티벌에는 차수연 틱톡 코리아 스트래터지스트와 김아영 이노션 월드와이드 시니어매니저가 출연해 2020·2021 칸 라이언즈 어워드 수상작 트렌드 중 '컬래버레이션'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캠페인 분석에 나섰다.
첫 번째 수상작은 Droga5가 대행한 레드윙슈즈(Red wing shoes)의 'Labor Day on' 캠페인이다.
100년된 작업화 브랜드 레드윙슈즈는 미국 노동절을 맞아 할인 행사 대신 실직자들을 위한 구인구직 정보를 전달해 이들이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였다.
고객 서비스 전화는 구직 전화로 탈바꿈했으며, 미국 520여 개 지점에서 온오프 잡페어를 개최해 주말 동안 17만6000명이 일자리를 찾으러 방문했다. 레드윙은 미국 전역에 있는 실직자 2500만명을 위해 다른 브랜드에 협업을 요청했고 버거킹, UPS, 경쟁사 뉴발란스까지 220여 개 브랜드가 동참했다.
차수연 스트래터지스트는 "키워드의 콘셉트 워딩부터 노동절에 쉰다는 의미의 오프(off)를 온으로 전환해 캠페인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는 코로나로 폐간 위기에 몰린 빅이슈가 링크드인과 컬래버레이션 한 '프로필 등록(Raising Profiles)' 캠페인이 소개됐다.
영국에서 빅이슈는 약 8만부의 잡지를 판매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단 한권도 판매되지 않았다. 빅이슈는 매거진의 온라인 판매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소셜 플랫폼 링크드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빅이슈 판매자들의 계정을 직접 계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프로필 등록' 캠페인을 펼쳤다.
빅이슈 판매원들은 매거진을 판매했던 실제 거리를 기반으로 이전 구매고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캠페인 론칭 이후 빅이슈 매거진 판매는 약 400% 증가했으며, 링크드인을 통한 빅이슈 구독률은 약 96%에 달했다.
김아영 시니어매니저는 "기존 오프라인 길거리 판매에서 50명을 만나 1권을 판매했다면 링크드인에서는 10명 당 1권의 판매가 이뤄졌다"며 "이커머스 매출은 물론이고, 전문적인 사람들을 위한 구직구인 플랫폼에서 노숙자도 멤버가 될 수 있게 해 판매원들의 인식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수상작은 엑스박스의 '게임 관광의 탄생(THE BIRTH OF GAMING TOURISM)'이다.
엑스박스는 액션 위주의 게임 마케팅에서 싸움에 관심이 없는 게이머를 위해 게임 속 가상 세계를 바탕으로 한 여행 안내서를 공개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 40여 년간 여행 책자를 만들었던 여행 전문 안내서 '러프 가이드'와 협업했다. 186페이지에 달하는 여행 안내서에는 꼭 봐야 하는 장소, 통화, 숙소 등을 소개했다. 현재 29개국에 출시됐으며 캠페인 이후 평균 응답률이 4배 증가했고, 트래픽 55% 증가, 평균 참여율은 67%를 상회했다.
차 스트래터지스트는 "온라인 게임 세계관과 가상 공간으로 여행책을 만들어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즐기지 않는 사람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재밌다"며 "코로나로 인한 셧다운 2달 전에 공개됐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이디어가 더 빛나게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치폴레와 색조 브랜드 e.l.f 코스메틱이 협업한 캠페인을 소개했다.
이 두 브랜드는 각자의 장점을 극대할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화장품을 제작했다. 립클로스, 팔레트 등에 치폴레의 아보카도 그린, 뉴트럴 베이지, 크리미 샌드 등 컬러를 담아 '몸에 맛있고 건강한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유명 유튜버 트릭시 마텔(Trixie Mattel)과 김치(Kim Chi)를 내세운 언박싱 화장 먹방 영상이 150만뷰를 기록하며 흥행을 주도했다. 새로운 메이크업 컬렉션은 1시간만에 8000세트가 판매됐고 72시간만에 제작한 제품이 모두 매진 됐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약 2억만 회 노출됐으며 이는 두 브랜드가 진행한 역대 캠페인 결과를 모두 뛰어넘는 규모다.
김 매니저는 "메이크업 브랜드가 보통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브랜드는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예쁜 브랜드인데 치폴레와의 협업은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차 스트래터지스트는 "틱톡에서 해당 캠페인과 관련해 다수의 영상이 몇 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며 "원래 틱톡에서 치폴레가 잘하는 브랜드인데 이번엔 더 잘한거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협업에 있어서 한 브랜드에 치중되지 않고, 각 브랜드의 본질을 살려서 의미 있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매니저는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브랜드가 협업한다는 것이 멋있다"며 "앞서 소개한 3개 수상작들은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 용기를 낸 점이 감명깊다"고 평가했다.
'칸 라이언즈 2021'은 '브랜드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10월 15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했다. '브랜드 액티비즘', '테크 이노베이션', '코로나19의 영향', '컬래버레이션', '바닐라 콘텐츠 넘어서기' 등 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세미나와 강연, 올해 칸 라이언즈 수상작 코멘터리 토크가 중계됐으며 칸 라이언즈 코리아 홈페이지(www.canneslions.co.kr)에서 페스티벌 등록 후 무료로 볼 수 있다.
박소정 기자sjp@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