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최근 기업들, 크리에이티비티보다 성장과 분석을 중시하는 추세"
"크리에이티브 공백 사태, 사업의 크리에이티브화 필요"
[프랑스 칸 = 국민대학교 겸임교수 권경은]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질주(이하 매드맥스)'에서 확인한 비즈니스 원칙 3가지가 공개됐다.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열린 지난 22일(현지시간)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의 앤디 샌도즈(Andy Sandoz) 글로벌 CCO(Chief Creative Officer)와 미국 CCO인 레슬리 심즈(Leslie Sims)가 무대에 올라 비즈니스 전환의 3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이 원칙은 '매드맥스' 영화 뒷 이야기를 담은 책인 '블러드, 스웨트, 크롬(Blood, Sweat & Chrome)'에서 나온 것들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크리에이티비티는 어디에나 있다. 따라서 숨겨진 예상외의 곳에서 올 수 있다. 조지 밀러 감독은 과거 응급실 의사로 일하며 교통 사고 환자들을 치료하곤 했다. 응급실에서 교통 사고의 끔찍한 참상을 목도했고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매드맥스'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2. 괜찮은 아이디어도 인내심 있게 큐레이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전환도 마찬가지다. 밀러 감독은 영화 스태프들이 자신의 전문적 시각을 벗어나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배우에게만 진행되던 연기 훈련을 스턴트맨도 받도록 했으며, 디자이너와 기술자가 한 팀이 돼 작업하도록 함으로써 소품의 완성도를 시각적, 기능적인 면 모두에서 끌어올렸다.
3. 비즈니스 전환의 성공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되고 측정할 수 있으니 폭넓게 접근하라. 밀러 감독은 세세한 대본에 의지하기보다 만화가가 그린 수천장의 일러스트 그림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했다. 이를 통해 최종 작업이 어떤 것이 될 지에 대한 대략적인(holistic) 그림을 보여줬다. 또한 카메라맨을 뽑을 때 통상적인 항목이 아닌 '매드맥스' 영화에 적합한 지표를 바탕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했다. '매드맥스' 촬영 장소를 시뮬레이션한, 뜨겁고 먼지 나고 바람부는 좁은 공간에서 몇 시간을 있게 한 뒤 지원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평가했다.
"그간 잘한 것은 잊고 비즈니스 전환하기(What Got Us Here Won’t Take Us Much Further: Transforming Businesses Creatively)" 세미나를 통해 3가지 원칙을 설명하는 한편, 샌도즈와 심즈는 딜로이트 디지털과 칸 라이언즈의 공동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샌도즈는 "최근 동향을 보면, 글로벌 기업들에서 크리에이티비티보다는 성장이나 분석을 중시하고 있는 추세"라며 우려를 표했다.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Creative Business Transformation study: A Radical Re-Think - Why Business Transformation Needs to Get Creative)' 연구는 글로벌 기업의 회사 프로필과 채용 공고 10년치를 분석한 결과, 2020년 21년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Creative Business Transformation) 수상작 분석 결과, 그리고 본선 진출 및 수상작을 낸 브랜드와 대행사 팀 및 심사위원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
인력 관련 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글로벌 기업들은 크리에이티비티보다 성장이나 분석력을 중요시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회사 프로필 분석 결과를 보면, 글로벌 기업들에서는 2015년부터 기업의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최고 경영자(C-suite)들을 빠르게 늘렸다. 매출 책임자는 2.5배(256%) 증가했고 성장 책임자는 5.5배(554%)로 급증한 반면 마케팅 책임자는 51% 이상 늘었다.
반면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감소하는 추세이다.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7%로 급속히 증가한 이후 지난 4년 간 다시 4% 감소했다. 다음으로 채용 공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마케팅 책임자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분석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디자인 스킬에 대한 수요는 41% 감소했다.
샌도즈는 이러한 추세를 '크리에이티브 공백'으로 정의하며 새로운 기술들, 사회적, 문화적 문제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사업의 크리에이티브화(Creative business transformation)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관련 자료 https://info.canneslions.com/deloitte-creative-business-transformation/creative-principles-from-hollywood)
칸 라이언즈 2022 세미나는 온라인을 통해 온디맨드 서비스 된다. 칸 라이언즈 2022 참관단은 무료로 볼 수 있으며, 라이언즈 멤버십(LIONS Membership)을 구독하면 모든 세미나 영상을 다시 볼 수 있다.
3년만에 다시 열린 칸 라이언즈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칸 현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올해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 CNS, 제일기획, 이노션 월드와이드, HS애드, 엘베스트, CJ ENM, SBS M&C, SO&company, KT, KT Seezn, SK브로드밴드, 크래프톤, 브라이언에잇의 마케팅·광고·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프랑스 칸을 방문했다.
권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