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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이 밝힌 '스파이크스 아시아' 수상작의 비밀…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2023-04-10 14:33:34
강지현 대표, 스파이크스 아시아 2023 디지털 크래프트·모바일 부문 심사
"올해 트렌드, 진화한 디지털 기술와 크리에이티브 간 융합 돋보여"
"심사위원 역량, 영어실력 보다 크리에이티비티 해석 능력과 인사이트가 더 중요"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브랜드브리프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브랜드브리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페스티벌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23에서 한국이 4개의 그랑프리를 품에 안으며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아태지역 최고의 작품에게만 수여되는 스파이크스는 어떤 기준과 과정을 통해 선정되고 있을까.

브랜드브리프는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디지털 크래프트(Digital Craft)와 모바일(Mobile)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지현 대표는 온라인 예선 심사와 지난달 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심사 세션에 참가해 아태지역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과 함께 최고의 작품들을 가려냈다.

강 대표는 "온라인 예선 심사가 정량적 평가 위주라면, 쇼트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본선 심사에서는 정성적 평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토론을 통해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도출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매일 치열한 토론을 거치면서 정말 힘들고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 수상작들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1차 심사에서 1, 2등을 차지한 캠페인도 2차 심사 단계에서는 상을 못받는 경우도 생긴다. 반대로, 상위 후보리스트로 전달받지 못한 캠페인도 심사위원 한 명 당 하나의 캠페인을 추천할 수 있어 해당 캠페인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되기도 한다"며 "심사위원들은 각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상대 심사위원을 설득하며,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스파이스크 아시아 2023 디지털 크래프트 & 모바일 부문 심사위원단. ⓒSpikes Asia
스파이스크 아시아 2023 디지털 크래프트 & 모바일 부문 심사위원단. ⓒSpikes Asia

스파이크스 아시아 조직위원회는 심사위원단에게 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첫째, 해당 출품 카테고리가 추구하는 목적과 핵심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심사해야 하며, 두번째로는 편견없는 심사를 위해 'Similarity(나와 비슷한 것)', 'Expedience(내 편의대로 생각하는 옹졸함)', 'Experienc(내가 경험한 것)', 'Distance(다른 나라들, 물리적인 거리에 있는 모르는 나라들)', 'Safety(자신에게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들에 대한 편견)' 등 5가지를 편견의 씨앗으로 제시하고 이를 감안해 심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강지현 대표는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하되, 개인적으로 4가지 기준을 갖고 심사에 참여했다"며 "인사이트와 크리에이티브 콘셉트, 캠페인의 실행(execution)과 실현(realization) 수준이 훌륭한지, 아이디어가 뛰어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우엔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큰 파급력과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얼마나 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적용했고 이 방식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수용됐는지, 로컬에서 뛰어난 파급력을 가진 캠페인이지만 내 자신의 경험치가 부족하거나 문화권이 달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를 심사 과정에서 꼼꼼하게 보기 위해 정보와 레퍼런스를 찾아보면서 심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사위원에게는 유창한 영어 실력보다 크리에이티비티를 해석하는 능력과 인사이트에 대한 철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함께 사물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뛰어난 공감능력, 토론 역량 등이 글로벌 어워드 심사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파이스크 아시아 2023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Spikes Asia
스파이스크 아시아 2023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Spikes Asia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에는 21개국에서 3005개의 출품작이 출품됐고, 651개의 쇼트리스트 중 271개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쟁이 치열한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수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강 대표는 "제출한 카테고리의 심사 기준에 더 적합하고 유효한 작품들이 수상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심플해서 이해가 잘 되고 뾰족해서 도드라져 보이는 아이디어, 문제 해결의 구도를 가진 아이디어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 행동 변화와 사회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큰 영향력을 발휘한 캠페인도 수상 가능성이 높다. 전년도 수상작을 리뷰하며 심사 가이드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파악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계속 도전하는 것"이라며 "뛰어난 크리에이티비티와 아이디어, 유니버설한 보편성과 영향력을 가진 캠페인이라면 분명 인정받으리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브랜드브리프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브랜드브리프

그는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의 디지털 크래프트와 모바일 부문 수상작 트렌드를 크게 3가지로 요약했다.

1. 디지털 기술의 진화와 크리에이티브가 만들어 낸 시너지가 우리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2. 접근성과 포용성의 강화
3. 소비자들과의 더욱 즐거운 상호작용과 몰입감 높은 고객 경험 제공


강 대표는 "올해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과 크리에이티비티를 조화롭게 융합하는 열린 마인드와 진보적인 태도를 보여줬으며, 크리에이티비티가 여전히 성공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며 "디지털 크래프트와 모바일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인 'The First Digital Nation'(더 몽키즈(The Monkeys) 대행)과 '똑똑(Knock Knock)'(제일기획 대행)은 디지털 기술과 창의성이 적절한 맥락과 방식으로 융합될 때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증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를 강조한 캠페인과 더 즐겁고 몰입감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한 캠페인들도 올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며 "뾰족한 아이디어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캠페인들이 대거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의 주요 미션 중 하나는 브랜드의 성공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상대적으로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수상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며 "스파이크스 아시아에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브랜드 이니셔티브(initiative)와 콘텐츠 중심 캠페인들도 크리에이티비티의 다양성을 인정받게 되면 좋겠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다른 글로벌 어워즈에 비해 스파이크스 아시아는 굉장히 까다롭고 타이트한 심사 과정을 거친다. 수상작은 물론 쇼트리스트에 오르는 작품들도 얼마나 대단하고 위대한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며 "올해 한국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둬 개인적으로도 정말 기쁘고 영광스러웠다. 한국의 크리에이티비티가 글로벌에서 더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브랜드브리프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 ⓒ브랜드브리프

한편 강지현 대표가 이끄는 서비스플랜코리아는 지난해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국내 스타트업 닷(DOT)의 '닷패드(닷패드(DOT PAD, The first smart tactile graphics display)' 캠페인으로 최고상에 해당하는 '티타늄 라이언즈((Titanium Lions)'를 수상하며 한국 크리에이티비티의 저력을 입증했다. 서비스플랜코리아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서비스플랜의 목표와 비전은 Uber Creativity(최고의 크리에이티비티)다. 크리에이티브의 힘으로 오래 영속하는 회사를 꿈 꾸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에는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해 독일 본사의 투자도 받을 예정이며, 글로벌 시장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까지 자유자재로 핸들링하는 전천후 글로벌 광고에이전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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