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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라이언즈 라이브 심사서 호평… "확장성과 포용성, 영속성 모두 갖춰"
'똑똑' 캠페인 담당한 제일기획 황성필 CD, 강승리 프로, 이지원 프로 칸 현지 인터뷰
[프랑스 칸 = ] 아무 말 없이 전화기 버튼을 2번 '똑똑' 누르는 것 만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이 극찬을 보냈다.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3이 열린 19일(현지시간) 오후, 행사장 한 켠에서 글래스 라이언즈: 변화를 위한 라이언(Glass Lions: The Lion for Change) 부문의 라이브 심사(Live Judging)가 펼쳐졌다.
라이브 심사는 쇼트리스트(Shortlist)에 오른 캠페인을 담당한 크리에이터들이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단과 관객 앞에서 프리젠테이션(PT)을 펼친 뒤, 심사위원단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라이브 심사는 30개 라이언즈 중 글래스 라이언즈, 댄 와이든 티타늄 라이언즈(Dan Wieden Titanium Lions), 이노베이션 라이언즈(Innovation Lions) 등 오직 3개 부문을 대상으로만 진행된다.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이 날 라이브 심사에는 제일기획의 이지원 CX 전략팀 프로가 프리젠터로 나서 경찰청의 '똑똑(Knock Knock)' 캠페인에 관한 PT를 펼쳤다.
'똑똑' 캠페인은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스토킹과 같은 위급 상황에 처했을 때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피해자가 112에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112에 전화를 건 뒤, 말하는 대신 휴대폰 화면의 아무 숫자 버튼을 '똑똑' 두 번 누르면 경찰이 바로 알아차리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
이 날 이지원 프로는 차분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목소리로 '똑똑' 캠페인의 기획 의도와 한국의 사회적 상황, 캠페인 전략, 캠페인 집행 후 성과 등을 케이스필름과 함께 약 10분에 걸쳐 발표했다.
이지원 프로는 "모스 부호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하게 된 똑똑 캠페인은 새로운 타입의 긴급 전화"라며 "똑똑 캠페인이 실제로 위급한 순간에 활용될 수 있도록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경찰청과 협업해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4800여명의 경찰청 긴급전화 상담원들이 똑똑 소리만으로도 위기 상황임을 알아채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했고, 그 결과 월평균 가정폭력 피해 신고 접수 건수가 42%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똑똑 캠페인은 매일 사람들의 생명을 실제로 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의 PT가 끝난 뒤 심사위원단의 심사가 이어졌다. 심사위원단은 가정폭력 피해 신고 비율이 저조한 한국의 상황에 공감하면서 '똑똑' 캠페인을 다른 나라에서도 적용하면 좋겠다는 호평을 내놨다. '수상을 위해 만든 캠페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를 실제로 해결한 실용적 솔루션이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언어가 달라도 어느 나라에서나 확장 가능하고, 청각장애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포용성을 갖췄으며 한 번의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고 영구히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똑똑' 캠페인만의 장점으로 꼽혔다. 라이브 심사가 끝나자 심사위원단과 관객들은 제일기획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똑똑' 캠페인을 응원했다.
브랜드브리프는 라이브 심사가 끝난 뒤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에서 '똑똑' 캠페인을 대행한 제일기획의 강승리 프로, 이지원 프로, 황성필 CD를 만났다.
막 PT를 마친 이지원 프로는 "캠페인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다행히 떨리지 않았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최대한 잘 전달하는데 집중했다"며 "다행히 심사위원들이 똑똑 캠페인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캠페인에 많이 공감해줘서 뜻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심사위원 중 한 분이 본인의 나라에서도 '똑똑'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똑똑 캠페인이 글로벌 관점으로 봐도 보편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기뻤다"고 덧붙였다.
강승리 프로는 "휴대폰 숫자 버튼을 똑똑 누르는 아이디어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를 실행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경찰청과 한 팀처럼 일하며 6개월 간 계속해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고 말했다.
황성필 CD는 "이번 PT를 통해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고스란히 다 전달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간 많은 도움을 주신 경찰청 관계자분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 좋은 소식을 갖고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제일기획과 경찰청의 '똑똑' 캠페인은 올해 칸 라이언즈 글래스 라이언즈와 티타늄 라이언즈를 비롯해 다이렉트 라이언즈(Direct Lions) 라이언즈,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라이언즈(Brand Experience & Activation Lions) 쇼트리스트에 오르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제일기획이 대행한 홈플러스의 '가상 스토어'가 미디어 라이언즈(Media Lions)에서 한국 최초의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수상한 뒤 아직까지 두 번째 그랑프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똑똑' 캠페인이 한국에 두 번째 그랑프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똑똑' 캠페인은 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광고제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와 애드페스트에서 모두 그랑프리를 받았으며 각종 글로벌 광고제에서 20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크리에이티비티 능력을 입증했다.
올해로 70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은 오는 23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대홍기획, 더워터멜론, 무신사,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엘베스트, 이노션, 제일기획, ㈜기아, 하나은행, HS애드, KPR, KT, SK텔레콤, SK하이닉스, SM C&C(가나다 순)의 마케팅·광고·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프랑스 칸을 방문했다.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라이언즈 멤버십(Lions Membership)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공식 홈페이지 및 칸 라이언즈 코리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