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다이렉트·아웃도어 심사위원 배금별 이노션 ECD
"AI는 도울 뿐, 인간의 감성과 본질 다룬 캠페인이 울림 줘"
[싱가포르 = 유다정 기자] "아주 단순해서 아무도 그 기술을 모르게 하는 것이 미덕이죠."
화려한 기술들의 향연 속, 사람들을 이끄는 매력은 '단순함'에 있다는 것이 배금별 이노션 제작전문임원(ECD)의 철학이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은 크리에이티브의 주가 아닌 도구라는 조언이다.
브랜드브리프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페스티벌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24에서 다이렉트(Direct)와 아웃도어(Outdoor) 부문 심사를 맡은 배금별 ECD에게 올해 눈길을 끈 캠페인을 물었다.
먼저 배금별 ECD는 "광고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현실적으로 와닿을 지를 우선적으로 봤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배 ECD는 "AI가 갑자기 뜨면서 이목이 집중됐다가, 이제는 모두 지친 것 같다"며 "AI, 데이터 드리븐(driven)이되, 소비자에게는 단순하게 접근하는 캠페인이 호평받았다"고 올해 트렌드를 설명했다.
"Simple is the best(단순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수면 아래에서는 열심히 발을 움직이면서도 위에서는 우아한 백조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 배 ECD의 주장이다.
VML 멜버른이 대행한 어니스트 에그(Honest Eggs Co.)의 '핏칙스(FitChix)' 캠페인은 올해 아웃도어 부문 그랑프리와 다이렉트 부문 골드 등 12개 스파이크스를 휩쓸었다.
해당 캠페인은 '방목'을 표방하고 있는 농장이어도 헥타르당 최대 1만마리의 닭을 키울 수 있는 반면, 어니스트 에그는 헥타르당 30마리의 닭을 사육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에 닭 맞춤형 만보기 '핏칙스'를 고안해 닭의 걸음수를 기록했다. 데이터들은 실제 계란에 인쇄돼 유통됐다.
배금별 ECD는 "1차적으로는 많이 걸은 만큼 건강한 닭일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게 목적이겠지만, 분명 보면서 닭의 일생을 상상한 고객도 있었을 것"이라며 "직관적인 숫자의 힘을 통해 감성적인 부분까지 건드린 점이 수상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배 ECD가 주목한 또 다른 캠페인은 레오버넷 뭄바이가 대행한 '레이즈 스마트팜(LAY'S SMART FARM)'이다.
감자칩으로 유명한 레이즈는 위성 영상과 원격 감지를 활용해 농작물의 상태를 색깔로 나타나게 했다. 이는 4년 넘게 감자 농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를 학습시킨 덕분에 가능했다.
마치 일기 예보나 교통 상황을 확인하듯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부들은 감염병을 예방하는 등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의 스마트팜 프로젝트들을 그저 시도로 인식한 이유는 '스마트'의 역할이 'Farming(농사)'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농부들에게 진짜 문제는 농사를 대신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해결할 수 없는 것을 AI가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금별 ECD는 "스마트팜의 이미지를 보란 듯이 뒤집은 캠페인"이라며 "AI와 인간의 능력, 그 R&R(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터치해 울림을 줬다"고 평가했다.
배금별 ECD는 상업 광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딩 활동에 관심이 있다. 그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가는 82세임에도 불구하고 청춘과 신선함의 감성으로 알려진 영국 예술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이다. 배 ECD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세련된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한편 올해 국내에서는 더불어 제일기획의 잭스 정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GCD)와 방유빈 제일기획 CD(Creative Director), 이보영 에델만코리아 전무, 이성하 버거킹 코리아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이효은 하바스 코리아 이사가 스파이크스 아시아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