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서로 다른 사고방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크리에이티브가 작동한다"
"사업-소비자, 퍼포먼스-브랜드, 효율성-휴머니티 각기 연결해야"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2024의 첫 날인 17일(현지시간)은 액센츄어 송(Accenture Song)의 세미나로 시작됐다. '크리에이티비티는 위대한 연결자(Song simplifies …Creativity as the Great Connector'라는 제목으로 크리에이티브 의장(Creative Chairperson)인 닉 로(Nick law)가 무대에 섰다.
로 의장은 "크리에이티비티가 무엇인가?"라는 간단한 질문을 던지며 세미나를 시작했다. 그는 "크리에이티브는 위대한 연결자(great connector)"라고 답하며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의 정의상, 크리에이티비티는 기존의 것을 새로운 것과 결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라는 기술 혁명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 연결보다는 단절이 일어나고 있다며 '크리에이티브 손실(creative loss)'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섭적 크리에이티브를 보인 인물들의 예를 들었다. 우선, 물리학자이며 소설가인 찰스 퍼시 스노(C.P. Snow)를 언급했다. 스노는 자연 과학이 발달하면서 과학과 인문학이 분리되는 현상에 대해 우려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로 회장은 과학과 인문학 분야의 사람들이 집단 극단화(polarization)되면서 두 세계가 분리되고 크리에이티브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에이티브는 두 영역 모두에 존재하며 과학자와 인문학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창의적인데 함께 일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해 서로 다른 사고방식 간 연결이 필요한데 우리는 선호하는 것만을 선택하는 잘못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실수를 벗어난 예외적 인물로 스티브 잡스를 꼽았다. 잡스는 과학과 인문학을 대립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두 영역을 접합하는 한편, 산업디자인, 휴먼인터페이스디자인, 소프트웨어, 재료설계 등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한 스튜디오에 모아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광고계에서는 아트와 카피를 연결시킨 빌 번백(Bill Bembach)을 크리에이티브한 인물로 꼽았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확산되던 무렵, 이야기(stories)와 시스템(systems)을 연결하고자 했던 자신의 경험도 공유했다. 인터넷을 공간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 프로세싱을 구축하는 디자이너들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고 방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크리에이티브가 작동한다"고 말했다.
로 의장은 체계화(systematizing)와 공감(empathizing)이라는 양극단을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체계화는 사물의 원인과 결과, 즉 인과적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이라면 공감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으로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을 필요로 한다. 마음 이론은 자신과 타인의 마음 상태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 체계화와 공감은 각각 다른 사고 방식이 필요하며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로 회장은 체계화하는 사람들과 공감하는 사람들이 같이 일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 구조를 바꾸고 문화를 바꿔야 하므로 어려운 일"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연결해야 하는 세 가지를, 사업-소비자, 퍼포먼스-브랜드, 효율성-휴머니티라고 설명한 후 양자가 교차하는 부분에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로 의장은 "액센츄어 송의 강점은 비즈니스 모델, 소비자 경험 중 한 쪽을 선택하기 보다 그 교차점에서 일하는 점"이라며 "디자인, 디지털 제품, 마케팅, 커머스, 서비스 이 모든 것들이 사업과, 그리고 소비자를 지향하고 있으므로 사업-소비자의 교차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업과 소비자를 연결시킨 사례로 '드비어스(De Beers)'의 '오리진 스토리(Origin Story)' 캠페인을 들었다. '드비어스' 캠페인은 소비자의 시각에서 사업에 접근한 사례이다.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회사인 '드비어스'는 인공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모든 제품에 대해, 천연 다이아몬드의 독특성을 보여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독특성(uniqueness)이므로 천연 다이아몬드에만 독특성이 있다는 점을 앱, 생성형 AI 등을 활용한 소비자 경험을 구축해 전달했다.
퍼포먼스-브랜드의 접합 사례로 브라질에서 집행된 '스포티파이(Spotify)' 여름 캠페인을 소개했다. Z세대는 우울함을 겪고 있는 경우들이 많아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활용했다. 다양한 감정상태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풍선 인형 같은 것이 신나는 음악과 함께 부풀어 오르는 이미지 카드를 만든 결과, 17억 개의 임프레션, 스포피타이가 정신건강에 기여한다는 소비자 반응 등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효율성-휴머니티의 연결 사례로 생성형 AI를 적용한 캠페인을 들었다. 그는 생성형 AI가 효율적이지만, 이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인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계화를 잘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기술이 보급되고 있는데 공감력이 높은 사람들도 함께 해야 AI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인간의 권리를 지키며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사례로는 포춘(Fortune)지의 '포춘어낼러틱스(Fortune Analytics)' 플랫폼을 들었다. 포춘 잡지에서는 약 100년 동안 데이터를 구축해 왔는데 이러한 데이터에 대형 언어 모델을 결합해 챗봇 형태의 대시 보드를 만들었고. 대시 보드를 통해 자연어로 질의 응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로 의장은 "포춘어낼러틱스에서 제시하는 응답은 단순히 자료를 모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포춘사의 기사와 편집 데이터에 기반하므로 인간의 관점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를 마치며 그는 도브의 브라질 캠페인을 소개했다. 로 회장은 "소셜 미디어에서 AI를 통해 생성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들의 외모는 가짜"라고 지적하며 "가짜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은 그 외모를 기준으로 미를 판단할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도브에서는 현실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캠페인을 진행해 인공지능이 생성한 미가 사회적 '원형(archetype)'이 되지 않도록 했다. 로 의장은 도브 캠페인을 효율성과 인간성을 성공적으로 연결시킨 캠페인으로 평가했다.
올해로 71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2024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 기아 주식회사, 단국대학교, 대홍기획, 디마이너스원, 빅인스퀘어, 스튜디오좋, 앨리스퀘어크리에이티브, 엘리엇, 오스카스튜디오, 이노션, 이노션에스, 제일기획, 주식회사 거스트앤게일, 차이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 포스트포나인즈,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권경은 기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