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올해 이노베이션(Innovation) 라이언즈 부문 인사이트와 키워드 공유
"인간 중심의 사고, 단순한 혁신 넘어 더욱 깊은 차원의 혁신과 변화 가져온다"
[프랑스 칸 = ]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진화로 가속화된 포스트 휴먼 시대가 활짝 열렸다.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도 포스트 휴먼은 올해 최대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다.
브랜드브리프는 최신 기술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노베이션 라이언즈(Innovation Lions) 부문 심사를 맡은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를 프랑스 칸 현지에서 만나 올해 심사를 통해 발견한 인사이트와 이노베이션 부문 키워드를 공유했다.
칸 라이언즈는 다른 광고제와 어떻게 다른가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은 많이 했지만 심사위원으로는 처음 선정됐기에 매우 기쁘다. 심사에 참여해보니 왜 칸이 유명한지 경험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역사성과 규모, 다양성에 있어 독보적이고, 시대를 이끄는 앞선 인사이트와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티브 축제 그 자체다.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 라인업은 다양성(Diversity)을 고려한 배정이 눈에 띄었고, 심사위원들의 경험과 전문성이 돋보였다. 때문에 수상작 선정을 위한 토론의 질이 매우 입체적이고 압축적이고 밀도가 있었다. 이러한 토론의 과정이 있기에 매년 칸 라이언즈 수상작이 이후 1년간 전 세계 광고제에 메시지와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오랜 역사와 경험을 가진 크리에이티브 축제인 만큼 심사 시스템과 진행 프로세스가 매우 잘 정비돼 있고 체계적이고 매끄럽게 진행됐다.또한 심사위원 들이 오롯이 심사 과정에만 집중할 수 있게 모든 환경과 과정을 세심히 배려했고 심사위원들에 대한 존중이 느꼈다. 덕분에 그만큼 좋은 심사가 이뤄졌다고 본다.
다른 글로벌 광고제와 한 가지 다른 점은 심사위원장(Jury President)의 역할이다. 심사위원장은 쇼트리스트까지만 같이 심사할 수 있고, 수상자 선정 과정 부터는 캠페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거나 투표를 할 수 없다. 모더레이터의 역할만 주어진다. 심사위원장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보니 수상작 선정에 있어 자칫 한쪽 방향으로 흐르는 영향력을 견제하게 하기 위함이다. 덕분에 그 어떤 광고제보다도 매우 투명하고 공정하게 심사가 이뤄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노베이션 라이언즈(Innovation Lions)는 어떤 부문인가
이노베이션 라이언즈는 상상력을 영향력 있는 현실로 바꾸는 획기적인 혁신, 기술 및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기리는 부문이다. 혁신적인 기술만 맹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앞선 아이디어와 생각이 전제 됐는지를 중요시한다.
올해 이노베이션 라이언즈 카테고리의 핵심 키워드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AI의 발전은 우리가 더욱 인간적인 가치를 추구하도록 이끌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이나 솔루션에 더해 인간의 노력에 따라 편견을 극복하고 지역 및 국가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인간 중심의 사고는 단순한 혁신을 넘어 더욱 깊은 차원의 혁신과 변화를 가져온다.
이노베이션 라이언즈 심사를 통해 얻은 5가지 인사이트
1. 이노베이션의 르네상스 - 그 어느때 보다 다양한 브랜드와 산업군의 참여가 돋보였다. AI발전과 기술의 고도화가 이를 촉진시켰고, 출품 역시 역대 최다 (223개) 였다.
2. 브랜드 리액티즘(Brand Reactivism) - 점점 더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목적 지향적(Purpose driven) 혁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3. 진짜 필요했던 혁신의 실현 - 진보된 기술과 AI의 발전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혁신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왜 진작에 이걸 생각 못했을까?'라는 유레카를 외치게 만들었다. 인류에게 정말로 필요했던 혁신들이 현실이 되고, 진작에 이뤄졌어야 했던 갭이 메워지고 있다.
4. 혁신의 장기적 영향 - 지금 당장의 혁신인가, 10년뒤에도 혁신인가가 중요하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혁신적인 솔루션이라고 해도 10년 뒤에도 그렇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심사를 할때 어떤 솔루션이 10년 뒤에 더 큰 파급력을 갖고 사회의 갭을 메우는데 더 조력할 수 있을지를 봤다. 그러한 솔루션만이 결국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5. 혁신은 인류와 세상에 관한 러브스토리 - 이노베이션은 끝난 과거와 당장의 현실보다 미래의 비전을 기약한다.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한 이노베이션 출품작이라 하더라도, 실행에 있어 여러가지 변수로 실행이 이뤄지지 않고 좌초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혁신을 포기한다면 결코 우리의 미래엔 변화와 개선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은 인류와 세상에 관한 일종의 러브스토리다. 세상이 나아지길 바라는 인류와 세상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품는 짝사랑 일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랑을 멈출 수 없다. 칸 라이언즈 심사위원들도 그러한 사랑을 품고 이노베이션 부문을 심사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이노베이션은?
Degiro와 UN 우먼(UN Women)의 'PINK CHIP' 캠페인(AKQA 대행, 2024 칸 라이언즈 이노베이션 라이언즈 실버 라이언 수상)이 가장 돋보였다. 나스닥에 상장한 대형 기업들이 여성 CEO를 임명하는 순간 주가는 떨어진다. 투자자들이 여성 리더를 믿지 않고 여성 리더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자자 5명 중 4명이 남성이며 연구에 따르면 여성 리더가 훨씬 더 나은 경영 실적과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이러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현재 글로벌 CEO의 단 7%만이 여성이다. 이 캠페인은 이러한 양성 불평등을 개선하고자 여성이 CEO인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와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Pink Chip' 인덱스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수익률을 트랙킹하고 남성 투자자들이 'Pink Chip'에 속한 회사들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해당 기업의 파이낸셜 퍼포먼스를 핑크칩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여성이 더 나은 경영자라는 점을 알리고, 여성 리더에 대한 고착화 된 유리천장을 뚫고 사회적 편견을 뒤집는 매우 대담하고 용감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Pink Chip'이 10년, 20년 뒤에도 지속돼 경영에 있어 여성 리더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
악사(AXA)의 'Three Words' 캠페인(퍼블리시스 콘세이(Publicis Conseil) 대행, 골드 라이언 수상)도 눈에 띄었다. 이 캠페인은, 자연 재해만 커버하는 프랑스의 의무가입 대상인 350만 가구의 'AXA Home Contract'에 'and domestic violence(그리고 가정 폭력)'이라는 단 3단어를 추가시킴으로써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견뎌야만 하는 여성들을 지원하도록 계약서를 혁신시켰다. 어떤 변경도 거의 불가능한 제도와 법의 영역인 계약서를 바꾸는 혁신은 보수적인 보험업계와 사회에 던지는 큰 파문이자 큰 메시지이며, 종이 계약서도 혁신적 솔루션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
칸 라이언즈에서 이노베이션 라이언즈를 수상하려면
첫째, 이노베이션 라이언즈의 출품 가이드를 꼼꼼히 읽고, 가장 관련성이 높은 서브카테고리를 선정해 심사 가이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사를 하다보면 관련없는 서브 카테고리에 제출해 아이디가 좋음에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는 예산 낭비로도 이어진다. 또한 케이스 필름은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제작하는 것이 좋다.
둘째, 이노베이션은 다른 부문과 달리 쇼트리스트에 오르면 본선심사시 심사위원들과 관객들 앞에서 20분 간(10분 프레젠테이션, 10분 Q&A)의 라이브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얼마나 설득력있게 잘 하느냐에 따라 판이 뒤집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면 좋다.
서비스플랜코리아의 목표
'Go Beyond, Be Brave, Make a Difference'(한계를 넘어, 용감하게, 변화를 만들어라)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APAC) 내 톱 3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다. 그간 SK하이닉스, 삼양라면 불닭, 닷, 제네시스 등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광고를 도맡아 왔고 SK텔레콤이나 하이트진로, 상하목장, 드롱기 등 국내 광고 작업도 다양하게 해왔다.
서비스플랜코리아는 높이 도약하는 것보다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로 작업하는 브랜드의 영향력이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그 브랜드만의 오리지낼리티와 매력을 알려서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영향력을 발휘해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 사랑받는 팬덤 커뮤니티까지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 외형적으로는 컬래버레이션 투자 유치를 통해 팀 리소스를 확충하고 데이터와 AI, 테크놀로지 역량을 강화해 좀 더 혁신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클라이언트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창의적 경쟁력을 확보해 우리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들을 컨설팅하다 보면 정말로 좋은 혁신 솔루션들이 많아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국내의 더 많은 기업들이 향후 칸 라이언즈에 출품해서 칸을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플랫폼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올해로 71회를 맞는 칸 라이언즈 2024는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 기아 주식회사, 단국대학교, 대홍기획, 디마이너스원, 빅인스퀘어, 스튜디오좋, 앨리스퀘어크리에이티브, 엘리엇, 오스카스튜디오, 이노션, 이노션에스, 제일기획, 주식회사 거스트앤게일, 차이커뮤니케이션,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 포스트포나인즈,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