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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예산으로 높은 효율, 이것이 디자인의 힘!"… 문나리 이노션 CD?

2025-05-08 10:01:28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 심사위원과의 만남]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와 골드, 실행력과 지속 가능성이 승부 갈랐다"
"AI, 하나의 툴로… 어떻게 효율 높일지 고민해야 할 때"
"아시아 캠페인, 작지만 정교한 디테일에 감명… 보는 재미 있어"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문나리 이노션 CD. ⓒ서성진 기자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문나리 이노션 CD. ⓒ서성진 기자

"국내 캠페인들은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런 현실에서 디자인은 적은 예산으로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카테고리죠."

브랜드브리프는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에서 디자인(Design)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문나리 이노션 CD를 만나 올해 심사를 하며 느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를 탄 작품은 버카루와 맥켄의 '핏 마이 핏(FIT MY FEET)'이지만, 문나리 심사위원에게 깊은 인상을 준 캠페인은 골드를 수상한 '아이 테스트 메뉴(EYE TEST MENU)'였다.

아이 테스트 메뉴 캠페인. ⓒ스파이크스 아시아
아이 테스트 메뉴 캠페인. ⓒ스파이크스 아시아
아이 테스트 메뉴 캠페인. ⓒ스파이크스 아시아
아이 테스트 메뉴 캠페인. ⓒ스파이크스 아시아

타이탄 아이+(TITAN EYE +)와 오길비 방갈루루의 아이 테스트 메뉴는 인도 트럭 운전자 3명 중 1명은 시력이 저하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트럭 운전사들이 자주 찾는 고속도로변 식당 '다바(dhaba)'의 오래된 메뉴판을 시력 검사를 할 수 있는 메뉴판으로 교체했다. 

시력 검사 메뉴는 검안사와의 협의를 통해 디자인됐으며, 인도의 생동감 넘치는 트럭 아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상과 모티프를 사용했다. 덕분에 트럭 운전사들은 검사에 두려움을 덜 느낄 수 있었다.

메뉴를 훑어보던 중 특정 요리를 읽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이면, 검안사가 현장에 와서 정밀 시력 검사를 진행한다. 무료 검사이고, 어떤 교정용 안경을 써야 할지 결정돼 집 주소로 안경이 배송된다. 

문나리 심사위원은 "메뉴판 디자인을 바꿨을 뿐인데 실제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굉장히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가 있다는 포인트가 흥미로웠다"며 "심사위원들 또한 자기 포트폴리오에 넣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매력있는 캠페인이었다"고 평했다. 

좋은 아이디어는 많다, 중요한 것은 실행력
그랑프리와 골드를 가른 기준에 대해서 문나리 심사위원은 "아이 테스트 메뉴는 인도 시장에서만 통하는 아이디어였다면, 그랑프리를 받은 작품은 발뒤꿈치가 안쪽으로 휘는 내반족을 위한 맞춤형 신발을 만드는 캠페인으로, 글로벌로 확장이 가능했다"며 "결국 실행력, 그리고 지속 가능성이 승부를 갈랐다"고 설명했다.

문나리 CD 또한 여러 광고제에 출품을 하고 있는 광고인이다. 그는 "예전에는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CD는 "좋은 아이디어는 사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이라는 툴이 나오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너무나 쉬워졌다"며 "그러다 보니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어떤 실행력으로 좀 더 디벨롭을 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느냐는 그 '실행력'이 차별점을 만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 재팬 레일웨이 캠페인. ⓒ스파이크스 아시아
마이 재팬 레일웨이 캠페인. ⓒ스파이크스 아시아

AI, 하나의 툴로 자리잡아… 오히려 사람의 감성에 '깜짝'
지난해 칸 라이언즈 예심 심사위원을 했던 문나리 CD는 "그 당시는 AI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을 때다. 이 툴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하는 느낌이었다"며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낸 회사도 있는 반면 기본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정도에 그친 회사도 있었다. 브랜드 마다 편차가 컸다"고 회상했다.

"'혼돈의 카오스'였던 출품작들을 많이 봤다면 올해는 AI를 너무나 유용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 문 CD의 감상평이다.

문나리 심사위원은 JR 그룹의 '마이 재팬 레일웨이(My Japan Railway)'를 예로 들며 "오히려 사람이 만들었다고 하면 대단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며 "AI 툴은 이제 배제할 수 없는 것 같고, 이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효율을 높여가면서 캠페인을 만들 수 있을까, 잘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을 해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스파이크스 아시아 디지털 크래프트(Digital Craft)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마이 재팬 레일웨이는 900개가 넘는 역의 목판화 스타일 우표를 스마트폰에서 수집할 수 있는 웹과 앱을 만들어 사람들이 철도 역사의 일부가 되도록 연결하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덴츠(Dentsu Inc.) 도쿄가 대행했다.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문나리 이노션 CD. ⓒ서성진 기자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문나리 이노션 CD. ⓒ서성진 기자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
문 CD는 "예전에는 모두가 따라가는 큰 트렌드가 있었다. TV 광고 중심이던 시절엔 매스미디어를 타고 유행이 전파됐고, 이후 디지털과 SNS가 등장하면서 브랜드들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지금은 그 흐름이 '초개인화'로 옮겨갔다"고 전했다.

"빅데이터와 AI의 등장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이제 브랜드는 '개인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며 "각 브랜드는 이제 자신이 속한 지역, 고유한 문화를 기반으로 어떻게 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 결과, 더 이상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하나의 트렌드는 없는 시대가 된 것 같다"는 것이 문 CD의 분석이다.

그는 디지털 경험의 영역이 오프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문 CD는 "예전에는 앱이나 웹 기반에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이러한 맞춤형 접근이 오프라인 공간, 아웃도어 미디어, 체험형 이벤트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작지만 남다른 디테일"
문 심사위원은 인사이트와 정교한 실행이 빛나는 아시아 어워드의 매력에 매료됐다. 

문나리 CD는 "글로벌 어워드에서 주목받는 캠페인들이 종종 '어떻게 이런 대규모 실험을 실행했지?' 싶은 놀라운 스케일을 보여주는 반면, 아시아의 캠페인들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정교한 디테일과 깊은 인사이트로 승부를 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어워드에서 인상 깊었던 건, 하나하나의 작업물에 깃든 디테일이 정말 섬세하다는 점이었다. 스케일은 작지만, 발견된 인사이트에서 출발해 이를 실행으로 이어가는 그 과정이 굉장히 정교하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심사위원은 "디자인 부문은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 작품이 출품되는 만큼, 예산이 크지 않아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디자인 카테고리는 정말 다채롭다. 폰트 디자인, 패키지,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형식이 나온다. 때로는 아주 작은 타깃을 겨냥해 만들어진 디자인 하나에서 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이건 국내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는 힌트가 된다"고 말을 보탰다.

또한 문나리 CD는 아시아 각국의 문화적 고유성이 작품에 반영돼 나타나는 점도 흥미롭다고 전했다. 문 CD는 "특유의 감수성이 있는 일본, 색감이 굉장히 독특한 인도 등 자국민에게는 익숙할지 몰라도 외국인의 눈에는 신비롭고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며 "그런 문화적 개성과 디테일이 집약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 광고제는 정말 보는 재미가 있다"고 심사 소회를 밝혔다.

한편 문나리 CD는 올해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현대자동차와 공동 기획 및 제작한 '밤낚시' 캠페인으로 필름(Film) 부문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Grand Prix)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부문 실버 스파이크스를 수상했다.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 한국 심사위원 인터뷰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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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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