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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오수빈·박선미 프로, 금기 깬 크리에이티브로 칸을 사로잡다

2025-06-30 10:11:48
[칸라이언즈2025] 2025 영라이언즈 컴피티션 디지털 부문 골드 수상
오수빈 아트 "글로벌에서 크리에이티브의 한계를 깨부술 수 있는 계기 돼"
박선미 카피 "크리에이티브에는 한계가 없다… 문제를 재정립하고 나만의 방식 찾아야"
(왼쪽부터)오수빈 아트디렉터, 박선미 카피라이터. ⓒ프랑스 칸=이준원 기자
(왼쪽부터)오수빈 아트디렉터, 박선미 카피라이터. ⓒ프랑스 칸=이준원 기자

[프랑스 칸 = 유다정 기자] 금기를 유쾌하게 비틀고 크리에이티브의 한계를 넘은 두 한국 여성의 크리에이티비티가 칸에서 금빛 영예를 안았다.

영라이언즈 컴피티션(이하 YLC) 디지털(Digital) 부문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제일기획의 박선미 카피라이터·오수빈 아트디렉터 팀은 20일(현지시간) 최고상인 골드를 수상했다.

YLC 참가자들은 주어진 과제를 단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조건 속에서 완성해야 한다. 이후 제출물에 대해 10분 내외의 프리젠테이션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게 되며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한다. 

디지털 부문은 플랫폼과 그 기술을 모두 활용하는 디지털 중심 캠페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올해는 야생벌을 되살리기 위한 비영리 단체 '비:와일드(Bee:wild)'가 브리프(과제)를 출제했다. 비:와일드는 SNS 상에서 Z세대에게 야생벌의 인지도를 높이는 아이디어를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독특한 점은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시', 구독자 1위로 알려진 유명 크리에이터 '미스터 비스트'를 섞은 톤 앤 매너를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오수빈 아트디렉터는 "과감하고, 볼드하고, Z세대스러움을 보여달라는 것인데, 생각보다 와이드해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야할 지 고민이 됐다"고 밝혔다.

박선미 카피라이터는 "브리프가 강하게 가길 원했기 때문에, 또 영라이언즈니까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가장 와일드한 프로필(THE WILDEST PROFILE) PT보드. ⓒ칸라이언즈
가장 와일드한 프로필(THE WILDEST PROFILE) PT보드. ⓒ칸라이언즈

그렇게 나온 캠페인이 '가장 와일드한 프로필(THE WILDEST PROFILE)'이다. 이들은 꽃가루를 옮기는 '수분(受粉'을 벌과 두 꽃, 즉 셋이서 관계를 맺는 '쓰리섬'이라고 정의했다. 

Z세대를 타깃으로 하기 위해 이들이 애용하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틴더(Tinder)'에 '쓰리섬을 좋아합니다', '쓰리섬 마스터'라는 설명을 한 프로필을 만들어 눈길을 끌자는 아이디어다. 상대방이 마음에 든다는 표시를 하면 대화창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사실 해당 계정은 야생 벌이며, '우리는 쓰리섬으로 세상을 구하고 있어요'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박선미 카피라이터는 "동양인 여자 두 명이 와서 섹스, 쓰리섬 등의 단어를 쓰니 재밌었나 보다. 심사위원들도 깔깔 웃고, 유쾌했다. 대단한 아이디어(Great idea)라는 칭찬도 많이 받았다"고 프리젠테이션 당시를 회상했다.

오수빈 아트디렉터는 "글로벌로 나와 크리에이티브의 한계를 깨부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오수빈 아트디렉터, 박선미 카피라이터. ⓒ프랑스 칸=이준원 기자
(왼쪽부터)오수빈 아트디렉터, 박선미 카피라이터. ⓒ프랑스 칸=이준원 기자

YLC는 만 30세 이하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박선미 카피라이터에겐 올해가 마지막 기회였다. 여러해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끝에 올해 골드를 수상하는 데 이르렀다.

박선미 카피라이터는 영라이언즈에게 "한국인, 아시아 여성으로서 내기 힘든 아이디어였지만 용기를 가지고 했다. '이런 것은 안되겠지'하는 것도 내봤으면 한다. 크리에이티브에는 한계가 없다"며 "브리프를 곧이곧대로 푸는 게 아니라 내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 문제를 재정립하고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독창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오수빈 아트디렉터는 "칸라이언즈에 와서 넓은 광고 세계를 한 번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이곳에 와서 정말 다양한 에이전시가 있고, 광고가 정말 넓은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기 모인 모든 광고인들이 광고 얘기만 하면 눈빛이 변하는, 스파크가 튀는 모습을 보며 귀감이 됐고 더 큰 열정을 얻어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대행사는 야근도 많고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광고가 힘든 이유가 100가지라면, 좋아하는 이유는 101가지'라는 말이 저를 힘내게 했다"며 "광고를 하며 만나게 되는 인연들, 진심으로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열정들이 저를 움직이게 하고 설레게 한다. 이번에 저희가 만든 볼드하고 센 광고들을 보고 '굉장하다(great)', '영감을 받았다(inspiring)'는 말을 해주니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오수빈 아트디렉터, 박선미 카피라이터. ⓒ프랑스 칸=이준원 기자
(왼쪽부터)오수빈 아트디렉터, 박선미 카피라이터. ⓒ프랑스 칸=이준원 기자

올해 칸라이언즈서울과 함께 30주년을 맞은 YLC는 만 30세 이하의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이 경쟁을 펼치는 '크리에이티비티 백일장'이다. 약 70여개 국가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에게만 YLC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칸라이언즈코리아는 매년 12월에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를 알린다. 2025년에는 67개국에서 약 450명의 참가자가 참여했다. 

YLC 각 부문 골드 수상자들은 마지막날 시상식 무대에 올라 메달을 수여받는 특별한 기회를 가지며, 다음해 칸라이언즈 패스와 숙박을 제공받는다.

한편 올해로 72회를 맞은 2025 칸라이언즈는 오는 20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기아, 꾸욱꾸욱, 다트미디어, 대홍기획, 비케이알(BKR), 성신여자대학교, 스튜디오좋, 안녕낯선사람뮤직앤사운드,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어셈블인, 온보드그룹, 이노션, 제일기획, 퍼블리시스코리아, 플랜잇프로덕션, 현대해상,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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