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매년 진화하는 카테고리, 소비자와의 실시간 인게이지먼트가 핵심"
"크리에이티브뿐만 아니라 전략, 인사이트, 목적, 결과 등 모든 부분 중요"
"전 세계에서 통하는 유니버설한 기준 뛰어넘어야"

"단순히 크리에이티비티만 좋은 광고로는 칸라이언즈에서 경쟁할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광고만이 칸의 사자 트로피를 품을 수 있죠."
[프랑스 칸 = ] 양수희 퍼블리시스그룹 코리아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세계 최대·최고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의 심사위원으로 초청됐다.
지난해 헬스&웰니스 라이언즈(Health & Wellness Lions) 예선 심사에 이어 올해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라이언즈(Brand Experience & Activation Lions) 본선 심사를 맡게 된 양수희 CCO는 올해 칸에서 전 세계 캠페인을 직접 마주하며 느낀 심사위원으로서의 인사이트를 브랜드브리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감없이 공유했다.
양수희 CCO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라이언즈에는 출품작이 약 2100개에 달했다"며 "심사위원들은 75개국에서 출품한 작품을 69점으로 압축해야 했고, 단 하나의 캠페인도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었던 굉장히 강력하고 충격적인 심사 경험이었다"고 심사 소감을 먼저 밝혔다.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라이언즈는 매년 칸라이언즈에서 가장 많은 출품작이 몰리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카테고리로 꼽힌다.
양 CCO는 "이 카테고리는 매년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브랜드가 제공하는 소비자 경험이나 브랜드 활성화를 의미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와 얼마나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있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올해 저만의 심사 기준은, 브랜드가 목적을 가지고 소비자와 연결되는 것을 가장 큰 기준점으로 두되,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실시간으로 인게이지(engage) 했는가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심사작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으로 페루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플라사 베아(PLAZA VEA)의 '킴벌리 프라이스(The Kimberly Price, FAHRENHEIT DDB, Lima 대행)를 꼽았다.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 라이언즈에서 골드 1개와 실버 2개를 수상한 이 캠페인은 페루의 비인기 종목인 경보 선수 '킴벌리 가르시아(Kimberly García)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알리기 위해, 그의 등번호를 실시간 제품 할인 가격으로 연동시킨 이커머스 캠페인이다. 페루 현지 시간으로 새벽 2시에 열린 경기 시간에 맞춰 TV, 냉장고, 스마트폰 등의 가격을 킴벌리의 등번호로 설정해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스포츠 응원과 쇼핑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경험을 창출해냈다.
양수희 CCO는 "사람들이 늦은 밤에도 일어나 올림픽 경기를 보게 만들었다"며 "재치 있는 이커머스 아이디어이자, 브랜드가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연결되도록 한 매우 뛰어난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캠페인이었다"고 호평했다.
올해 그랑프리를 수상한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MPAS)의 'Caption with Intention(FCB CHICAGO 대행)' 캠페인에 대해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실시간 자막 기술을 크래프트적으로 구현해 모두에게 열려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었다"며 "이는 단순히 장애인을 위한 캠페인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콘텐츠 소비 환경 전체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제시한 작품이었다. 모든 미디어에 엄청난 벤치마크가 될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 캠페인은 영상 콘텐츠 자막에 디자인 요소와 아트 디렉션을 더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단순한 텍스트 전달을 넘어 감정, 분위기, 소리의 강약까지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모두가 콘텐츠를 동등하게 경험할 수 있는 포용적 미디어 환경을 제시했다.
양수희 CCO는 이번 심사를 통해 충격을 넘어서는 강력한 인사이트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좋은 크리에이티브는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이번 칸라이언즈 심사 경험을 통해 확실히 느꼈다. 크리에이티브뿐만 아니라 전략, 인사이트, 목적, 결과 등 모든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갖춰야만 정말 좋은 크리에이티브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실무에서도 이러한 기준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어워즈에 참가하다 보면 여전히 아시아, 특히 한국은 때때로 작은 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글로벌 사람들은 지역 문화를 매우 존중하지만, 칸라이언즈와 같은 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모든 부분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서야 한다. 이번 심사를 통해 이를 더 절실히 느꼈다"고 전했다.

양수희 CCO는 "칸은 단순히 케이스 필름 하나만 보고 수상 여부를 가리지 않는다. 캠페인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그야말로 샅샅이 검토한다"며 "캠페인의 결과나 인사이트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끝까지 찾아서 확인한다. 심사가 진행되는 4일 간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심사위원들이 무서울 정도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꼼꼼하게 따진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감동적인 케이스 영상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 스토리텔링, 콘텐츠, 실행력, 미디어 전략, 캠페인 결과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고 뛰어난 작품만이 칸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Entertainment Lions)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노션의 '밤낚시'가 그 대표적인 예"라며 "한국 광고계에 필요한 건, 전 세계에서 통하는 유니버설한 기준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올해로 72회를 맞은 2025 칸라이언즈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기아, 꾸욱꾸욱, 다트미디어, 대홍기획, 비케이알(BKR), 성신여자대학교, 스튜디오좋, 안녕낯선사람뮤직앤사운드,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어셈블인, 온보드그룹, 이노션, 제일기획, 퍼블리시스코리아, 플랜잇프로덕션, 현대해상,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김수경 기자muse@newdaily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