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막연한 사회적 이슈보다 자신의 삶에 도움줄 수 있는 브랜드 찾아
신뢰는 가격·품질만큼 중요한 소비 기준… 낙관의 이유 제공해야
정부나 미디어보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브랜드는 개인의 삶과 가족, 공동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때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2025 에델만(Edelman)의 신뢰도 지표(Trust Barometer)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했다. 브랜드 신뢰도는 80%로, 고용주(79%), 기업(65%), 비정부기구(60%), 미디어(55%), 정부(54%)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막연한 사회적 이슈보다 자신의 삶, 가족, 미래에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브랜드를 찾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지 감정적 연결을 넘어 신뢰라는 중요한 브랜드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신뢰는 품질과 가격만큼이나 구매 고려 사항으로 꼽힌다. 구매 여정에서 신뢰는 소비자가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방식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브랜드에게 낙관주의, 교육, 심지어 공동체 의식까지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
26일 브랜드브리프는 여성의 생리 경험을 드러낸 여성용품 브랜드 리브레세(Libresse), 유방암 환자의 이동권을 지켜낸 포드(FORD), 콘텐츠 모더레이터의 정신건강을 챙긴 베리스(Veris) 등 신뢰를 행동으로 구현한 2025 칸라이언즈 수상작들을 소개한다.
제목: 절대 '그냥' 생리일 수 없다(Never Just A Period)
출품사: AMV BBDO, London
브랜드: 바디폼(BODYFORM)
수상: 2025 칸라이언즈 필름(FILM) 부문 골드,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부문 브론즈, 헬스 앤 웰니스(HEALTH AND WELLNESS) 부문 브론즈
생리에 대한 글로벌 침묵에 맞서다
글로벌 여성용품 브랜드 리브레세는 '절대 '그냥' 생리일 수 없다(Never Just A Period)' 캠페인을 통해 오랫동안 외면받아온 여성의 경험을 정면으로 다뤘다. 생리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며 복잡하고 중대한 삶의 일부임을 선언한 것이다.
10개국 1만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첫 생리 때 차분하거나 준비됐다고 느끼지 못했다. 75%는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 첫 생리를 시작했으며, 90%는 폐경 전 증상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절반 이상이 생리 문제에서 의사에게 무시당했다고 답해, 신체 경험을 둘러싼 지식과 공감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캠페인 영상은 지금까지 광고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장면들을 과감하게 담았다. 모유 수유 중 생리대를 갈아야 하는 현실, 폐경 전 혈괴를 발견하는 순간, 고통스러운 자궁 내 장치 삽입 등 사회가 알려주지 않았던 경험의 진실을 공감과 용기 있는 시선으로 드러냈다. 또, 여성들에게 '당신은 무엇을 미리 알고 싶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대화의 장을 열었다.
SNS 해시태그 #NeverJustAPeriod 아래에는 '이해받았다는 감정에 울었다. 고맙다'와 같은 감사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캠페인을 접한 여성의 67%가 브랜드 구매 의향을 높였으며, 영국과 스웨덴 등 주요 시장에서는 '금기를 깨는 용감한 브랜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각각 최대 38%포인트 상승했다. 리브레세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시티(Essity)의 여성용품 사업은 10억 유로(한화 약 1조6244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제목: 서포트벨트(SupportBelt)
출품사: VML, 디트로이트(VML, Detroit)
브랜드: 포드(FORD)
수상: 2025 칸라이언즈 다이렉트(DIRECT) 부문 브론즈,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앤 액티베이션(BRAND EXPERIENCE AND ACTIVATION) 부문 브론즈
유방암 환자, '운전의 자유'를 되찾다
포드는 오랫동안 '누구나 장애물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꿈을 추구할 수 있는 세상'을 브랜드 약속으로 내세워 왔다. 유방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을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트벨트 보조 액세서리 '서포트벨트(SupportBelt)'도 그 약속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한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경험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유방 절제술을 받은 그는 회복 과정에서 안전벨트 착용이 큰 고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환자 모임에서 수없이 공유되는 문제였고, 포드와 에이전시 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의사와 환자, 디자이너, 엔지니어가 함께 참여한 연구 끝에 탄생한 서포트벨트는 절개 상처, 흉터, 부기 등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해준다.
서포트벨트는 유방암 인식의 달인 10월에 맞춰 대대적인 PR 캠페인과 함께 공개됐다. 주요 언론과 함께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환자들이 제품이 가져온 변화를 직접 공유하며 자발적으로 확산됐다. 출시 36시간 만에 초기 물량이 완판됐으며 7개월 만에 주문량은 1만개를 돌파했다. 포드는 현재 공식 웹사이트에서 서포트벨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내 딜러 네트워크와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배포하고 있다. 유럽 확장도 본격화하며 글로벌 스케일링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목: 이 광고를 신고하세요(Report This Ad)
출품사: 파라다이스 DDB 과야킬(PARADAIS DDB, Guayaquil)
브랜드: 베리스(VERIS)
수상: 2025 칸라이언즈 미디어(MEDIA) 부문 실버,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앤 액티베이션 부문 브론즈
삭제가 아닌 돌봄: 신고 버튼의 새로운 쓰임
에콰도르 의료 네트워크 베리스는 온라인 폭력 콘텐츠에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인 콘텐츠 모더레이터에 초점을 맞췄다.
콘텐츠 모더레이터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등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되는 콘텐츠를 검토하고 플랫폼 정책에 따라 부적절하거나 유해한 콘텐츠를 삭제하는 사람이다.
캠페인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레딧, 스냅챗 등 다양한 플랫폼에 게시물을 올렸으며, 공유 대신 신고를 목표로 했다. 해당 콘텐츠는 모더레이터들에게 '무료로, 익명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베리스의 이메일을 전달한다.
2개월 만에 500명 이상의 모더레이터가 베리스의 정신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70%가 첫 상담 이후에도 치료를 이어갔다. 전국적으로도 베리스의 첫 상담 예약이 117%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고 행위는 모더레이터를 돌보는 순간이자 사용자 스스로에게도 '혹시 나도 영향을 받는 건 아닐까?'라는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총 200만회 이상의 노출과 수천건의 댓글은 '온라인 폭력 콘텐츠가 우리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촉발했다.
에델만은 "브랜드는 개인에게 주는 혜택에 초점을 맞춰, 가족, 일, 공동체와 같은 삶의 핵심 영역에 대해 진정한 낙관의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안전과 웰빙을 실현하는 리더십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로 72회를 맞은 칸라이언즈 2025는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올해 국내에서는 기아, 꾸욱꾸욱, 다트미디어, 대홍기획, 비케이알(BKR), 성신여자대학교, 스튜디오좋, 안녕낯선사람뮤직앤사운드,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어셈블인, 온보드그룹, 이노션, 제일기획, 퍼블리시스코리아, 플랜잇프로덕션, 현대해상,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칸라이언즈코리아는 오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올해 칸라이언즈에서 주목받은 글로벌 수상작품을 엄선해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국내외 크리에이티비티 산업 전문가 강연을 선보이는 칸라이언즈서울을 진행한다. 칸라이언즈서울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자세한 소식은 칸라이언즈코리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