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SIBI 졸업생의 75% 12개월 내 승진·63% CD 이상 직급에서 활동해
"지금의 노력을 다할 것… 당신의 잠재력에 베팅하라"
"Karm kar, phal ki iccha mat rakh(행동을 하되, 결과에 대한 욕심은 가지지 마라)"
인도 고전의 유명 구절로, 결과(phal)는 신이나 우주의 영역이니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성실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즉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조언이자, 고군분투 중인 여성 크리에이티브들에게 전하는 선배들의 팁이기도 하다.
지난 27일 칸라이언즈(Cannes Lions) 조직위원회는 'See It Be It(시잇비잇; 이하 SIBI)'의 인터랙티브 워크숍 '2025 다이제스트(The 2025 Digest)'를 열고 여성 크리에이티브들의 SIBI 지원을 독려했다.
SIBI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칸라이언즈의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2014년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고위직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이상의 직군에서 여성은 단 3%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도 12.6% 수준으로, SIBI는 크리에이티비티 업계의 성별 다양성과 포용성, 평등한 기회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실제 SIBI 졸업생의 75%는 12개월 내 승진했으며, 63%가 CD 이상의 직급에서 활동 중이라는 것이 조직위 설명이다.
이날 워크숍에는 올해 SIBI 참가자들이 SIBI를 통해 배운 것에 대해 나눴다. 프로그램은 자신감(Confidence), 회복탄력성과 적응력(Resilience & Adaptability), 그리고 협상력(Negotiation) 3가지를 메인으로 한다.
먼저 제스 릴리(Jess Lilley) 오픈암스(the open arms) 공동 창립자 및 크리에이티브 파트너(Creative Partner)는 "자신감은 명확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을 하는 이유를 명확히하고 이러한 가치에 따라 확실하게 의사결정을 내려라"라며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 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당신의 값어치(Value)를 제대로 알고, 네 스타일대로 나아가라"고 조언했다.
샬롯 베리(charlotte Berry) 호왓슨 앤 컴퍼니(Howatson+Company) 시니어 크리에이티브(Senior Creative)는 2025 칸라이언즈의 연사, 주디 A. 스미스(Judy A. Smith)를 만난 경험을 공유했다.
주디 A. 스미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위기관리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전략 자문사 스미스앤드컴퍼니(Smith & Company)의 창립자이자 CEO로 25년 이상 대통령과 세계 지도자들, 포춘 50대 기업 CEO들에게 자문을 제공해오고 있다.
미국 정치 스릴러 TV 시리즈 스캔들(Scandal)의 모티브이기도 한 그는 "매일 매일의 하루는 당신이 말하는 당신 자신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샬롯 베리 시니어 크리에이티브는 "(냉철할 것만 같지만) 그와 만나 따뜻한 포옹을 하고 눈물을 흘렸다"며 "공감(Empathy)과 감정(Emotion)이야 말로 여성 리더십의 정수"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세계는 혼란스럽고 일자리는 적어지고 있고, 못된 사람들도 있다. 도망치는 것이 한 방법처럼 보여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일 뿐"이라며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놀아(play)볼 수 있는 별도의 프로젝트(side project)를 꼭 할 것"을 강조했다.
"수업 전체가 눈물 바다가 된 적도 있다"며 여성 특유의 감수성을 예찬한 SIBI 참가자들은 연봉 협상 때 만큼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일 것을 분명히 했다.
레나타 무라토바(Renata Muratova) 프로그레션CA(PROGRESSION CA) 크리에이티브 그룹 헤드(Creative group head)는 '임포스터 신드롬(Imposter Syndrome)'을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임포스터 신드롬은 자신의 성취나 능력을 실력 덕분이 아니라 '운이 좋았다'고 여기면서, 사실은 자격이 없는 사기꾼(imposter)처럼 들통날까 두려워하는 것을 말한다.
레나타 무라토바 헤드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이 받는 것이 아니다. 협상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많이 받는다"라며 "호의를 구하지 말고 경험과 그 결과값으로 프로페셔널하게 이야기 하라. 이상적인 숫자와 받아들일 수 있는 숫자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라"고 제언했다.
이어 리나 굽타(Leena Gupta) 탤런티드 에이전시(Talented agency) 창립 멤버 겸 크리에이티브는 2026 SIBI에 지원할 이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리나 굽타 크리에이티브는 "자신이 직면한 구체적인 장애물에 대해 서술하면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화장실에서 울었던 경험, 일기에 썼던 내용을 내놓아라"며 "세상을 보는 당신만의 독특한 렌즈가 당신의 초능력이다. 특히 문화적 맥락을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길더라도 설명할 가치가 있다면 괜찮다"고 일렀다.
그는 "SIBI는 현재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도 중요하다. 당신의 잠재력에 베팅하라"며 "나이나 직급은 신경쓰지 마라.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지금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2026년 SIBI 지원 기간은 10월 7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내년 1월 쇼트리스트를 발표하고, 최종 선발자(코호트)는 2월에 공개된다.
SIBI는 졸업생으로 심사위원단을 꾸려 60여명을 1차로 선발하며, 칸라이언즈 팀과의 면접을 거쳐 최종 20명을 선발한다.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여성 크리에이티브를 대상으로 하는 SIBI는 선발된 지원자에게 칸라이언즈 티켓과 항공, 숙박을 모두 지원한다.
한편 올해로 72회를 맞은 칸라이언즈 2025는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열렸다. 올해 국내에서는 기아, 꾸욱꾸욱, 다트미디어, 대홍기획, 비케이알(BKR), 성신여자대학교, 스튜디오좋, 안녕낯선사람뮤직앤사운드,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어셈블인, 온보드그룹, 이노션, 제일기획, 퍼블리시스코리아, 플랜잇프로덕션, 현대해상, HSAD, KT(가나다 순) 소속 전문가들이 참관단을 꾸려 칸을 방문했다.
칸라이언즈코리아는 오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올해 칸라이언즈에서 주목받은 글로벌 수상작품을 엄선해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국내외 크리에이티비티 산업 전문가 강연을 선보이는 칸라이언즈서울을 진행한다. 칸라이언즈서울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자세한 소식은 칸라이언즈코리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