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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케팅 2.0, 감정 코드가 열쇠"… 조시희 코모래비 대표

2025-10-21 09:31:08
한국 브랜드 강점, 속도와 실행력 … 일본 시장 여전히 매력적
70만 관객 전시·프리허그 사례, 감정 공유가 만든 파급력
오프라인 집착·디테일 집요함 … 일본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전략 필요
조시희 코모래비 대표가 칸 라이언스 서울 행사에서 '일본 마케딩 2.0'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조시희 코모래비 대표가 칸 라이언스 서울 행사에서 '일본 마케딩 2.0'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감정 코드를 해독해야 한다."

조시희 코모래비 대표는 24일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서울 강연을 통해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넘어 40년으로 접어들었어도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1인당 GDP는 이미 한국에 역전당했지만 1인당 순금융자산은 한국의 3.5배에 달한다. 또 대졸자 취업률이 거의 100%에 이르러 젊은 세대의 소비 안정성도 높다. 그는 "국가 브랜드 효과 덕분에 지금은 한국이라는 이름 자체가 프리미엄이 되는 시대"라면서도 "한일 관계에 좌우되지 않는 브랜드 자산 축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한국 브랜드들의 경쟁력을 "빠른 트렌드 적응력, 실행력, 표현력"에서 찾았다.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라며 메시지의 핵을 이루는 감정 코드의 필요성을 짚었다.

그는 "일본인은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마음을 열면 쉽게 돌아서지 않는다"며 "일본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강한 임팩트보다 '잔잔한 감동, 소소한 깨달음, 은근한 유머'를 중시하는 것도 감정 코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감정 코드에 부합하는 대표 사례로 '너무 착한데?전, 너무 별론데?전'이 소개됐다. 이 전시는 일본에서만 70만 관객을 모으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현재 성수동에서 진행 중이며 주말마다 3000~4000명이 몰리는 등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과 동일한 콘셉트로 꾸려졌지만 한국에서도 젊은 세대의 일상적 감정을 자극하며 공감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화려한 연출이나 유명 작가 없이도 일상적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공감을 얻었고 광고나 인플루언서 홍보 없이 오직 입소문만으로 확산 중이다. 

또 다른 사례로 2019년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일본 청년이 광화문에서 진행한 '프리허그' 캠페인이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퍼포먼스였지만 영상은 조회수 200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일본 지상파 방송과 주요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일본 내 혐한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소화기' 역할을 했다.

다만 조 대표는 감정 코드의 힘이 있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에서 X(구 트위터)는 감정 공유의 중심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 감정 코드가 반대로 읽히면 순식간에 집단적 악플 세례인 '엔조(炎上)'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시희 코모래비 대표가 칸 라이언스 서울 행사에서 '일본 마케딩 2.0'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조시희 코모래비 대표가 칸 라이언스 서울 행사에서 '일본 마케딩 2.0'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일본 소비자는 오프라인·디테일 중시

조 대표는 "일본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 사회"임을 강조했다. 일본의 현금 사용 비율은 60%에 달하며 의류 구매자의 54%가 매장에서만 구매한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가 온라인 전환을 가속했지만 일본만은 오히려 오프라인 회귀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또한 일본 소비자의 디테일 집착도 강조했다. 그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는 장인정신과 오타쿠적 특성이 브랜드 신뢰로 이어진다"며 "감정 코드와 더불어 디테일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브랜드들은 이미 아이디어와 실행력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다"며 "여기에 일본 소비자의 감정 코드를 이해하고, 체험과 공감을 설계하며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면 일본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지속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칸 라이언즈서울은 이날부터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Creativity for All로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한 혁신과 변화를 모든 이들과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에서는 37개의 라이브 강연과 글로벌 기업 토크 스크리닝, 100여 점의 수상작 상영, 연사 밋업과 네트워킹 파티 등이 마련됐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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