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칸라이언즈 심사, 감동보다 실적 강조
"수상 열쇠는 자기 다운 비즈니스 임팩트"
"이제는 기발한 아이디어만으로 상을 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브랜드에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김윤호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랩 팀장은 25일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서울 2025'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크리에이티브 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비즈니스 효과 중심의 전략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20년 이상 글로벌 광고제를 직접 경험하며 쌓아온 사례와 통찰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가 실제로 무엇을 이뤄야 하는지에 답했다.
그는 "칸 라이언즈는 단순히 멋진 광고를 뽑는 자리가 아니라, 광고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냈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어워드로 진화했다"며 "결국은 브랜드를 움직이고,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캠페인이 인정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크리에이티브 이펙티브니스(Creative Effectiveness)' 부문에서는 결과 지표가 전체 심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즈니스 기여도가 강조된다. 김 팀장은 "감동적이고 기발한 광고만으로는 수상할 수 없다. 이제는 브랜드 성장, 소비자 행동 변화, 매출 기여도 같은 실질적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업계에 퍼져 있는 몇 가지 오해에 대해서도 짚었다. 흔히 '착한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상을 받는다'는 인식에 대해 그는 "사회적 메시지나 공익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칸은 비상업 브랜드에는 그랑프리를 수여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상업적 캠페인이 실제 시장에 어떤 임팩트를 주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크리에이티브가 브랜드 목표와 맞닿아 있어야 하며 결과를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사 구조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김 팀장은 "심사위원은 최근 3년간의 수상 실적을 기준으로 국가별 쿼터에 따라 선발되며, 각국 대표의 복수 추천과 대륙별 배분, 네트워크 균형까지 고려된다"며 "회사 규모보다 실제 실적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로비나 외부 네트워크의 개입은 불가능에 가깝고, 실제 수상 사례에서도 중소형 에이전시들이 적지 않게 두각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로비는 통하지 않습니다. 3단계 심사와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수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캠페인의 내실과 메시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칸 수상이 실제로 기업과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했다. 김 팀장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에이전시나 브랜드에게 칸 수상은 강력한 신뢰 자산이 된다"며 "해외 프로젝트 비딩에서 실적이 경쟁력을 높이고, 우수 인재 채용에도 확실한 차별화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일기획도 수상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 건을 확보하거나 역으로 해외 인재가 먼저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광고 시장에서는 당장 큰 변화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글로벌 확장을 계획한다면 칸 수상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수상작으로 지난 2007년 캐드버리(Cadbury)의 '고릴라 광고'를 언급했다. 초콜릿 광고와는 무관해 보이는 드러머 고릴라의 영상이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후 브랜드가 젊은 층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리포지셔닝됐다는 분석을 듣고 나서 진정한 '브랜드 임팩트'가 무엇인지 실감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에 대해선 '다움'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는 "나는 나, 너는 너. 모두가 자기 자리에 제대로 서 있을 때 세상이 아름다워진다고 믿는다"며 "크리에이티브도 마찬가지로 자기다움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움직이는 아이디어, 그것이 진짜 크리에이티브"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인생처럼 사랑할 줄 알아야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나온다고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칸 라이언즈 서울 30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 프로그램으로, 김 팀장의 발표는 산업 내부뿐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 종사자들에게도 깊은 인사이트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강연을 통해 광고가 단순한 시각적 예술이 아니라,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실질적 도구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한편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칸 라이언즈서울은 오는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Creativity for All로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한 혁신과 변화를 모든 이들과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에서는 37개의 라이브 강연과 글로벌 기업 토크 스크리닝, 100여 점의 수상작 상영, 연사 밋업과 네트워킹 파티 등이 마련됐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소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