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야생벌-쓰리썸 매칭한 금기 비틀기로 심사위원 사로잡아
"K아이디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 자신감 남겨
"문제를 그대로 풀면 무난할 수는 있어도, 최고가 되려면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
제일기획 오수빈 아트디렉터는 25일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서울 2025'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 박선미 카피라이터와 함께 칸라이언즈의 영라이언즈컴피티션 디지털 부문에서 한국팀 최초로 골드를 거머쥐며, 단순한 해답을 넘어 금기를 과감히 '비튼' 한국 크리에이티브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영라이언즈컴피티션은 만 30세 이하 주니어 광고인들이 참가해 24시간 안에 주어진 비영리 과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경연이다. 각국 예선을 거쳐 선발된 대표들이 현장에서 NGO·비영리 단체의 미션을 부여받고 아이디어를 완성해 발표한다. 올해 디지털 부문에는 역대 최다인 51개국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과제는 '야생벌의 존재를 Z세대에게 알리고 인식을 높이라'는 것이었다.
보통 NGO 과제는 착하고 이성적인 접근이 많지만 이번에는 "대담하고 볼드하며, 유머러스할 것"이라는 톤이 명시됐다. 심사위원들은 그레타 툰베리, 빌리 아일리시, 미스터비스트를 연상케 하는 과감한 목소리도 주문했다.
이들은 처음에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알파벳 B를 모두 지우는 아이디어, 벌의 진동을 활용하는 아이디어 등을 고민했다. 그러나 "단순한 해답으로는 본선 후보까지만 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금기를 건드리는 방향을 택했다.
Z세대에게 익숙한 섹스 코드를 비틀어 야생벌과 결합시킨 것이다. 꽃과 꽃을 이어주는 벌의 수분 역할을 '쓰리썸(Threesome)'에 빗대고, 틴더 앱에 'Threesome Master'라는 프로필을 띄워 바이럴을 일으키는 캠페인을 설계했다.
박선미 카피라이터는 "과제는 야생벌을 유명하게 만들라는 것이었고 단순히 알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금기를 과감히 비틀어 강한 키워드로 주목도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해결책을 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영라이언즈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발표 현장 분위기도 심사위원들의 웃음과 호응으로 달아올랐다. "아이디어가 재미있고 대단하다"는 평가가 쏟아졌고, 최종 시상식에서는 브론즈·실버 발표 뒤 잠시 긴장하던 두 사람에게"골드, 코리아"라는 호명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환호성이 터졌고 심사위원들도 "골드 수상에 이견이 없었다"고 극찬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무대에서 한국 젊은 광고인들의 창의성이 통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업에서는 실행 가능성과 클라이언트 요구에 발목 잡히기 쉽지만 영라이언즈는 아이디어만으로 평가받는 무대다. 두 사람은 "영어 실력이 완벽하지 않아도 아이디어만 재미있으면 골드를 탈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도전을 권했다.
이번 행사는 칸 라이언즈 서울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특별 프로그램이었다.
오수빈 아트디렉터와 박선미 카피라이터의 발표는 산업 내부뿐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 종사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은 광고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과감한 비틀기와 창의적 해석을 통해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강력한 도구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한편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칸 라이언즈서울은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Creativity for All로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한 혁신과 변화를 모든 이들과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에서는 37개의 라이브 강연과 글로벌 기업 토크 스크리닝, 100여 점의 수상작 상영, 연사 밋업과 네트워킹 파티 등이 마련됐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