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숏폼과 장기 프로젝트 아우르는 '브랜드 일관성' 강조
아시아 시장선 '속도'를 향한 니즈 놓치지 말아야
"K-크리에이티비티의 '즐거움'은 큰 무기"

"혼돈의 시대일수록 브랜드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에드 팽크(Ed Pank) LIONS APAC 총괄(SVP)이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2025 칸 라이언즈 서울' 강연에서 밝힌 직선적이면서도 강렬한 조언이다.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칸 라이언즈 조직위원회를 대표해 칸 라이언즈 서울을 찾은 팽크 총괄은 이날 '크리에이티브 임팩트 언팩트(Creative Impact Unpacked)'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창의성과 효율성의 관계를 분석하며,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는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팽크 총괄은 '사일로를 극복한 '업스트림 사고'가 창의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변화 속도가 빨라진 산업계에서 각 브랜드는 오히려 지속적이고 일관된 메시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팽크 총괄이 제시한 P&G의 사례를 보면, 좋은 광고는 잊히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큰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마케팅의 장으로 떠오른 '숏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팽크 총괄은 "숏폼은 '새로운 광고 언어'"라며 '많은 작은 것(Lots of Little) 전략'을 제시했다.
여러 개의 숏폼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것이다. 맥도날드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이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일관적 브랜드 광고를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그는 '위장된 반복(Disguised Repetition)'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제품과 경험을 찾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익숙한 느낌을 발견했을 때 가장 큰 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감정적 일관성(Emotional Coherence)'도 브랜드가 지켜야 할 덕목으로 제시했다.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의 광고를 여러 형식으로 접하더라도 동일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브랜드 연결성'도 놓쳐선 안될 기본이다. 그는 "참신한 광고 영상 제작에 치중하느라 첫 3초에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거나 브랜드가 너무 늦게 나오면 소비자는 광고를 브랜드와 연결할 수 없고 그 광고는 낭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0% 이상의 광고가 이러한 기본을 놓쳐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팽크 총괄은 이날 강연에서 아시아 시장의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빠른 화면 편집을 떠올리게 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속도(Speed)'는 놓칠 수 없는 요구"라면서도 "속도에 천착하다보면 단기주의적 마케팅에 그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투 트랙(two pace)' 전략을 내놨다. 숏폼 등 단기 프로젝트와 장기 브랜드 구축을 병행하라는 조언이다.
그가 강연에서 공유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전략에 50대 50으로 균등하게 투자했을 때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와 여러 브랜드들의 경험을 통해 최적의 경로는 어느 정도 나와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천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대해 팽크 총괄은 '사일로 현상'과 더불어 '업스트림 사고(Upstream Thinking)의 부재'를 꼽았다.
마케팅·광고 업계에서 사일로는 마케팅팀, 광고팀, 고객경험(CX)팀 등이 따로 움직이는 '부서 간 단절'을 말한다. 각 부서가 단일한 목표 하에 업무를 나눠 맡는다면 신속한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 전략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사전에 정립하는 '업스트림 사고'가 선행돼야 한다. 팽크 총괄은 업스트림 사고의 예로 공유 핵심성과지표(KPI) 설정을 비롯해 공동의 목표 설정이 필수라고 밝혔다.
"K-크리에이티비티(K-Creativity)는 정말 즐겁다"는 말로 이날 강연의 포문을 연 그는 강연 후 기자와 만나 "광고의 제 1덕목은 소비자의 감정을 움직이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즐거움', '열정', '생동감'을 전달하는 한국 창작자들의 콘텐츠는 한국 광고·마케팅 업계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