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칸 라이언즈 소식
"고정관념 깨려면 비관주의자 돼야"
"AI가 발전해도 질문·지시는 인간의 몫"

"투덜이 스머프가 되어보세요. 뭔가를 시작할 때 일단 '싫다'고 말하고 불평거리를 찾아보십시오."
이성헌 돌고래유괴단 부대표가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진행된 '2025 칸 라이언즈 서울'에서 'AI시대, 인간 만 할 수 있는 일'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존 광고의 틀을 깬 독창적인 영상으로 광고업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돌고래유괴단의 일원답게 그는 '고정관념 깨는 법'을 강조했다.
이 부대표는 "마차 시대에 사람들이 마차를 불편하다고 생각했을까.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를 발명하고 나서 시장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알아봤을까.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티브 잡스가 말하길 사람들은 어떤 것이 문제라고 알려주기 전까지 그것이 문제라는 걸 깨닫지 못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 따르면 보이지 않는 문제를 앞서 발견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그 방법론으로 그는 "비관주의자가 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이날 강연에서 그는 돌고래유괴단을 "매사에 '싫어'로 시작해서 문제를 잘 찾아내는 40명 남짓의 비관론자 크루"라고 소개했다.
불평과 불만사항에 집중하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보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유리컵을 보고 잘 깨지는 성질에 불만을 가진 누군가가 스테인리스컵을, 컵에 물이 쏟아지는 게 싫었던 사람이 컵 뚜껑을, 컵 속의 물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싶었던 이가 텀블러를 발명했을 거라는 식이다.
문제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한 이유는 AI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이러한 역할이 더욱 큰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부대표는 "앞으로 AI가 훨씬 발전한다 해도 인간의 변하지 않는 역할은 과제를 제시하고 질문하는 것"이라면서 "문제 해결, 물리적 적용, 시스템 운영 등 다른 분야는 점점 AI의 몫이 되어가고, 인간이 능가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2025 칸 라이언즈 서울 행사장을 찾은 청중 중 다수는 기대되는 강연으로 이 부대표의 강연을 꼽았다.
인기 아이돌 뉴진스의 뮤직 비디오에서 보여준 독창적인 영상을 비롯해 돌고래유괴단의 행보가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강연 후 이 부대표는 청중들과 즉석 질의 응답 세션을 가지며 고정관념 탈피를 사업에 적용한 예들을 공유했다.
이 부대표는 "나이키는 다른 스포츠 브랜드가 아니라 닌텐도를 경쟁자 삼아 러닝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며 "닌텐도 또한 '위'를 선보이며 집에서도 운동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닌텐도는 게임 콘텐츠 뿐 아니라 부가기기 시장을 키우면서 매출 증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AI 시대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질문에 "사람만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주목하고 그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칸 라이언즈서울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렸다. 슬로건은 Creativity for All로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한 혁신과 변화를 모든 이들과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에서는 37개의 라이브 강연과 글로벌 기업 토크 스크리닝, 100여 점의 수상작 상영, 연사 밋업과 네트워킹 파티 등이 마련됐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서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