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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광고제 옥외부문 수상작, '멍청함'에 꽂히다

2010-07-22 09:00:00

“광고에 변칙은 더 이상 멍청한 것이 아니다”
칸 국제광고제 옥외부문 수상작, ‘멍청함’에 꽂히다
제일기획, 니콘DSLR ‘동상’..찍는 즐거움 새롭게 해석


 
타이 관 힌(Tay Guan Hin) 옥외부문(Outdoor) 심사위원장은 이같이 밝히며 “보통 그랑프리는 가장 지식을 뽐낼만한 작품이 선정되지만 올해는 가장 고집스럽게 멍청한(Stupid) 캠페인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그랑프리 캠페인에 오른 디젤(DIESEL) 광고는 ‘Smart may have the Brains, but stupid the balls(똑똑한 놈들에게는 뇌가 있을지 몰라도 멍청한 놈에게는 XX가 있거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누가 봐도 멍청한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기묘하게도 관능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흔히 지성을 관능과 대립시켜 생각하지만 본래 지성의 상대적 개념은 ‘멍청함’.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관능과 멍청함을 동일시하는 단어로 여기곤 한다. 이번 디젤 광고는 이러한 사람들의 단순한 이분법을 이용해 ‘멍청함=관능미=디젤’이라는 공식을 이끌어냈다.

 


“술 때문에 여자친구와 싸우지 마세요”
또 다른 그랑프리는 아르헨티나의 맥주회사 ‘Andes’가 차지했다. 이 맥주회사는 남성들이 여자친구의 눈치를 보며 술집에 드나든다는 데 착안해 기발한 순간이동 방법을 제시했다.

여자친구 몰래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는 남성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는 역시 예상치 못한 여자친구의 전화. Andes가 마련해준 순간이동기(Teletransporter)- 사실은 거짓말을 하기 위한 밀폐된 부스- 에는 사무실, 화장실, 가라데 도장 등의 효과음이 마련돼 있다. 이 순간이동기는 실제로 아르헨티나 시내 곳곳의 술집에 설치돼 수많은 남성들에게 애용됐다고 한다. 

‘아무 이유 없이’ 술을 마시는 남자들이 술을 마셔서는 안 될 이유를 101가지라도 댈 수 있는 여자친구와의 전화 말싸움에서 이길 리가 만무. 안데스는 이 ‘승산 없는 승부’를 피할 방법을 제공 남성들의 ‘악의 없는’ 거짓말을 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성공했다.

 


“멍청해 보이면 어때, 난 즐거운 걸”
우리나라의 제일기획도 같은 부문의 동상을 차지했다. 제일기획의 NIKON 캠페인은 촬영의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사진 찍는 즐거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으로 가뜩이나 골치 아픈 현대인들에게 최근 유행하고 있는 DSLR 카메라는 또 하나의 스트레스거리. 제일기획의 니콘 캠페인은 지적이고 품위 있는 사용자의 모습 대신 약간은 모자란 듯한 모델을 내세워 DSLR이 쉽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라는 것을 인식을 심어줬다.

아웃도어 부문의 그랑프리 수상작인 디젤, 안데스의 작품과 이 NIKON 캠페인의 공통점은 세 편의 광고 모두 비범하고 멋지기는커녕 멍청하고 못나 보이는 사람들을 전면에 내세워 가장 스마트하다고 여겨지던 옥외부문에 대한 통념을 깼다는 데 있다.

 

뉴데일리 최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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