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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라이언즈 '3%의 확률'을 뚫는 힘, 트랜스크리에이션에 있다"… 이봄이 파울러스 카피라이터

2025-12-03 15:45:30
칸라이언즈서울 실전 워크숍에 40여명 몰리며 성료
"누가 보더라도 핵심 메시지가 또렷하게 읽히도록 구조를 다시 짜야"
"말장난이나 라임 많은 한국어 카피, 포기할 부분은 냉정하게 구분해야"
28일 '잘 만든 캠페인, 영어로 출품하기: How to Speak Cannes'이 강남구 소재 분데스 언주에서 열렸다. 강연 중인 이봄이 파울러스 카피라이터. ⓒ브랜드브리프
28일 '잘 만든 캠페인, 영어로 출품하기: How to Speak Cannes'이 강남구 소재 분데스 언주에서 열렸다. 강연 중인 이봄이 파울러스 카피라이터. ⓒ브랜드브리프

칸라이언즈(Cannes Lions) 출품작 중 단 3%만이 수상작이 되는 현실 속, 한국 캠페인이 눈에 띄기 위한 방법으로 단순 번역이 아닌 '트랜스크리에이션(Transcreation)'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칸라이언즈서울이 주최한 광고·브랜딩 실무자를 위한 영문 카피라이팅 실전 워크숍 '잘 만든 캠페인, 영어로 출품하기: How to Speak Cannes'이 지난 28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분데스 언주에서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영어 카피를 분석하며 '번역된 영어'와 심사위원들에게 '읽히는 영어'의 차이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2025년 칸라이언즈에는 96개 국가에서 2만6847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쇼트리스트에 오른 작품은 2723편, 약 10%다. 최종 수상작은 816편으로, 단 3%만이 '사자 트로피'를 손에 쥔다. 수상이 얼마나 가파른 경쟁을 뚫어야 하는 일인지 보여주는 숫자다.

강연 중인 이봄이 파울러스 카피라이터. ⓒ브랜드브리프
강연 중인 이봄이 파울러스 카피라이터. ⓒ브랜드브리프

이봄이 파울러스(PAULUS) 카피라이터는 이 치열한 무대에서 한국 캠페인이 돋보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트랜스크리에이션'이라고 주장한다. 단순히 한국어 카피를 영어로 옮기는 번역이 아니라, 의미로 다시 쓰는 과정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제 광고제는 다양한 국가·언어·문화권의 심사위원이 함께 보는 장"이라며 "목표는 멋진 영어가 아니라,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쉬운 친절한 영어"라고 말했다. 

복잡한 문화적 맥락과 언어적 뉘앙스를 그대로 들이밀기보다, 어느 나라 심사위원이 보더라도 핵심 메시지가 또렷하게 읽히도록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는 뜻이다.

이봄이 카피라이터는 이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도구일 뿐, 출발점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카피라이터는 기존의 'AI 번역→사람 검수' 순서를 과감히 뒤집을 것을 제안했다. 먼저 정해진 시간 동안 본인이 스스로 영문 카피를 써 본 뒤, 그 다음에 AI 번역을 돌려 비교·보완하는 방식이다. AI 결과를 먼저 보면 그 문장 구조 안에 사고가 갇혀버린다는 이유에서다. 사람의 언어 감각으로 일단 원안을 만든 뒤, AI를 서브 작가처럼 활용하는 편이 훨씬 더 강력한 결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강연 중인 이봄이 파울러스 카피라이터. ⓒ브랜드브리프
강연 중인 이봄이 파울러스 카피라이터. ⓒ브랜드브리프

트랜스크리에이션의 실무 테크닉으로 그는 유의어(thesaurus)와 포괄어(umbrella) 찾기를 꼽는다. 살리고 싶은 핵심 의미에 대해 유의어를 최대한 많이 풀어놓고, 단어의 의미를 더 넓은 상위 개념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리듬을 만들 수 있는 지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봄이 카피라이터는 "한국어 카피에서는 말장난이나 라임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집착하기보다 무엇을 반드시 살려야 하는 의미인지, 무엇은 포기해도 되는 장치인지를 냉정하게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당초 25명 규모로 준비한 이번 강연은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수강생들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돼 실질적인 팁을 얻을 수 있었다", "강의로 만나기 어려운 주제라 좋은 기회였다", "광고제 출품에 대해 더 알아가는 계기"였다는 등의 평을 남겼다.

한편 이봄이 카피라이터는 한국외국어대학교(학사)와 성균관대학교(석사)에서 모두 통번역을 전공한 뒤 MBC 보도국 번역실장으로 근무하며 국제 뉴스와 콘텐츠 번역을 총괄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장관, 미국 테네시주 주지사, 아시안게임 등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통역을 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현대건설, KIA, 한화, 무신사 등 국내외 주요 브랜드와 협력해 다수의 글로벌 광고제에 출품한 경험이 있다.

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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