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가 27일 오후 7시(현지 시간) 열린 시상식을 끝으로 폐막했다. 이 날 시상식에서는 필름, 필름 크래프트, 브랜디드 콘텐트&엔터테인먼트(BCE), 티타늄&통합(T&I) 부문 수상작이 발표됐다.
필름 크래프트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몬티의 크리스마스'
필름 광고의 완성도와 기법 등을 평가하는 필름 크래프트 부문에서는 ‘몬티의 크리스마스(Monty’s Christmas)’가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영국 존 루이스 백화점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집행한 광고로, 지난 해 2014년 칸 라이언즈에서도 그랑프리를 4개나 석권했던 아담&이브BDDB 런던(Adam&EveDDB London)이 대행했다.
필름 크래프트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브라질 믹서(Mixer)의 후앙 다니엘 티코미로프(João Daniel Tikhomiroff)는 ‘몬티의 크리스마스’가 ‘정말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작품이었다며 그랑프리 선정 배경을 밝혔다. ‘몬티의 크리스마스’는 외로워 하는 펭귄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새 여자친구를 구해준다는 내용이다.
브랜디드 콘텐트 &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그랑프리가 나오지 않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BBDO의 데이비드 루바스(David Lubars)는 ‘진정 초월적인 작품’을 찾다 보니 그랑프리를 선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칸 라이언즈에서 가장 오랜 부문인 필름 부문에서는 텔레비전용 필름과 그 외 부문으로 나누어 두 개의 그랑프리가 수여됐다.
필름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라이카 '100'
먼저 텔레비전 부문 그랑프리로는 상 파울로 라이카 박물관을 위한 ‘100’이 선정됐다. 상 파울로의 F/나즈카 사치&사치 (F/Nazca Saatchi&Saatchi)가 대행한 이 작품은 라이카 카메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필름으로, 로베로 두아노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진 작가의 작품이나 보도 사진들을 재현했다. 필름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그레이(Grey) 사장 토르 미렌(Tor Myhren)은 이 작품을 그랑프리로 선정한 이유로 ‘뛰어난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들었다.
필름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가이코의 '스킵을 누를 수 없다'
텔레비전용 이외 필름들 중에서는 ‘스킵을 누를 수 없다: 가족 편(Unskippable: Family Long Form 01)’이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유튜브 등에 광고가 삽입될 경우 사람들 대다수가 정해진 시간이 지나자마자 ‘스킵(Skip)’ 하는 것을 역으로 이용한 필름.
심사위원장 토르 미렌은 ‘별로 매력 없는 요소’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용해 매력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그랑프리 선정 이유로 들었다. 브랜드 로고가 강력하게 사람들에게 다가서게 만들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칸에서 최근 가장 각광 받는 티타늄&통합(Titanium & Integrated) 부문에서는 티타늄 부문과 통합 부문에서 각각 그랑프리가 하나씩 탄생했다.
통합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조던 브랜드의 'Re2pect'
통합 그랑프리는 와이덴+케네디 뉴욕(Wieden+Kennedy New York)이 대행한 조던 브랜드(Jordan Brand)의 ‘Re2pect’에게 돌아갔다. Re2pect 캠페인에선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뉴욕 양키즈(New York Yankees)의 데릭 제터(Derek Jeter)에게 수많은 유명인사들, 심지어 뉴욕 양키즈의 숙적인 뉴욕 메츠(New York Mets) 선수들마저 모자를 들어올리며 경의를 표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단 메츠 선수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인지 얼굴만은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다.) 모자를 들어올리며 인사하는 것은 데릭 제터가 평소 경기 중에 자주 보이던 행동이며, Re2pect라는 제목에 들어간 숫자 ‘2’는 제터의 백 넘버.
티타늄 부문 그랑프리에 도미노 '이모티콘 주문'
티타늄 부문 그랑프리는 도미노의 ‘이모티콘 주문(Emoji Ordering)’이 차지했다. 미국의 크리스핀포터즈+보거스키(CP+B)가 대행.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페이지에서 복잡하게 주문하는 대신, 트위터의 피자 이모티콘을 이용해 간단히 주문할 수 있게 해주는 캠페인이다.
티타늄 부문은 본래 획기적인 신기술을 이용한 아이디어를 가리는 부문. 티타늄&통합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와이덴+케네디의 ECD 마크 피츨로프(Mark Fizloff)는 ‘새로운 종류의 매체가 작동하고 성장하게끔 했다’며 그랑프리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모티콘 자체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대형광고주들이 앞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으며 그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이 날엔 다양한 특별상도 시상됐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주창한 팻 퀸(Pat Quin)이 무대에 오르자 시상식 참가자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뉴데일리
가장 많은 수상작을 낸 독립대행사에게 주는 '올해의 독립대행사(Independet agency of the year)'는 드로가5(Droga)가 차지했다. 공익광고 중 가장 우수한 작품에게 주는 '그랑프리 포 굿(Grand Prix for Good)' 상은 마크 피츨로프가 말한 데로 '기금 모금의 근본을 완전히 바꿔놓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에게 돌아갔다.
이미 발표됐던 데로 브랜드를 통해 인류에게 도움을 준 사람에게 수요하는 '라이언 하트(Lion Hear)' 상은 미국 전 부통령 앨 고어가 받았으며, 일종의 공로상인 세인트 마크(Saint Mark) 상은 지금까지 통산 38개의 상을 칸 라이언즈에서 받은 R/GA의 밥 그린버그(Bob Greenberg)가 받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수상작을 낸 프로덕션에게 주는 팜 도르(Palme d'Or)상은 미국 스머글러(Smuggler)가 차지했으며, 가장 많은 수상작을 낸 '올해의 지주회사 상'은 WPP가, 가장 많은 상을 탄 대행사 네트워크와 대행사에게 주는 '올해의 네트워크 상', '올해의 대행사' 상은 각각 오길비&메이터, R/GA 뉴욕이 차지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이노션에서 대행한 현대자동차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A Message to Space)’가 필름 크래프트 부문 동상을 받았다.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 캠페인은 이미 발표된 다이렉트, 옥외 부문에서도 각각 동상을 하나씩 받은 바 있다.
아래는 2015년 칸 라이언즈 한국 수상작 목록이다. 전체 수상작 목록은 canneslions.com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